통신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개별 통신사업자들의 자체 전송망 확보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의 인수합병 진행시 자체 전송망이나 가입자망 확보 여부에 따라 업체의 몸값이 달라지는 외에도 기존 서비스 영역 역시 유무선 복합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향후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한 주요 기간통신업체들의 전송망 확보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신세기통신·LG텔레콤 등 이동전화회사는 자체 전송망 확보를 목표로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광케이블 구축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하나로통신·두루넷 등 후발 고정통신 및 전용회선 사업자들은 기존 한국전력의 광케이블 전송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국 전송망을 갖춘 한국통신을 최대의 경쟁자로 인식한 데다 한국전력망을 이용해 왔던 통신사업자들도 투자 중단을 밝힌 한전망의 흡수를 통해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설비투자와 신규사업 진출을 겨냥한 후발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증자과정에서 안정적인 전송망 확보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한 주주들의 지분 참여 열기가 확연히 구분돼 통신산업 구조조정을 앞둔 전초전 성격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통신망을 이용해 왔던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유무선 무한경쟁체제에 대비하고 신규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각각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 광케이블을 활용한 자체 광통신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5년부터 약 1천2백억원을 들여 서울·부산 등 전국 주요 8개 도시를 연결하는 총 연장 1천20㎞의 자체 광케이블 통신망을 구축했고 내년까지는 3천억원을 투입, 이를 교환기와 기지국간으로 확대하는 2천㎞의 광통신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세기통신 역시 1백30억원을 들여 전국의 교환국을 연결하는 총연장 1천2백80㎞의 광전송망 구축에 나섰다.
이들 이동전화사업자가 전국 규모의 자체 광전송망을 갖출 경우 기존 휴대폰 품질 향상은 물론 향후 유무선 복합 서비스에도 나설 수 있어 한국통신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은 한전망의 일부 흡수 혹은 안정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4월 시내전화사업을 시작하는 하나로통신은 자사의 효과적인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한전망 일부를 인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최근 한전에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하나로와 비슷한 성격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겨냥하고 있는 두루넷 역시 투자중단을 선언한 한전망을 자사만이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협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한전망을 이용하고 있는 LG텔레콤도 1천여 개가 넘는 전국의 기지국을 연결하는 광가입자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