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전망대]

"한건 터져야 늘리나"

0...북한의 인공위성발사설을 두고 과학기술계는 물론 정부 일각에서조차 『우린 뭐하고 있었느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기획예산위가 『안보 및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학기술투자 예산은 한푼도 깎지 않겠다』고 장담하자 과기부는 물론 정부출연연 관계자들은 『깎을 땐 언제고 이제와서 딴소리냐』며 어이없다는 표정.

 진념 기획예산위 위원장은 출연연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당초 내년도 예산지침에서조차 과학기술투자를 역점사업에 포함하지 않았으나 최근 『우리의 기술력을 감안할 때 예산만 충분히 지원하면 1년 안에 자체기술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며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꿔 안보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투자는 늘리겠다고 큰소리.

 이에 대해 과학기술부 관계자들은 『몰라도 뭘 한참 모르는 소리』라며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되는 게 아니다』고 일침.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기상청 슈퍼컴 도입도 그렇고 이번 북한의 인공위성발사설도 그렇고 여전히 뭔가 터져야 투자를 늘리느니 어쩌니 법석대고 있다』고 힐난.

구조조정 악역 "죽을맛"

0...개별 출연연에 대한 구조조정 마감시한이 이달말로 다가온 가운데 출연연 기관장들은 노조 등의 반발을 우려해 그동안 모른체 해왔던 경영혁신안 마련 작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자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난감해 하는 모습.

 출연연 기관장들은 조직개편 관련 직제규정, 정년 하향조정, 계약제 도입, 감사원 감사결과 조치 사항, 인력감축 및 운용효율화 추진계획, 경상비 20% 감축 추진계획 등 굵직한 현안을 이달중 열릴 이사회에 상정하라는 기획예산위의 지시에 안절부절.

 이에 비해 20개 출연기관 중 이번 조직개편 대상에서 제외된 고등과학원·원자력병원·과학재단·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 등은 비교적 느긋한 표정들.

 출연연의 한 실무담당자는 『그동안 기구축소나 인력감원 등의 얘기는 사실상 금기시해왔으나 이젠 어쩔 수 없게 됐다』며 『한마디로 실무자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라고 어려움을 실토.

8개 외청장 "이웃사촌"

0...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한 8개 정부외청 청장들이 청사인근 공무원아파트에 살지 않고 연구원들이 많이 모여사는 H, E아파트 등 연구원 조합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 한 아파트단지에는 무려 5명의 청장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3명이 한 동에 모여 살고 있어 출퇴근 길에 수시로 만나 눈인사.

 이같은 현상은 둔산동 공무원아파트에 입주할 경우 업무 외적으로 부하 직원들과 자주 마주치는 것은 물론 사생활을 침해당할 것을 우려한 때문. 연구단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한 연구원 조합아파트에 거주할 경우 자신이 노출되지 않아 불필요한 잡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다간 연구원아파트가 아니라 공무원아파트가 될 것 같다』고 한마디.

로켓모형 철수 해프닝

0...최근 북한이 3단 분리형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연구소 내에 전시돼 있던 2단 분리형 중형과학로켓 모델을 서둘러 철수.

 이같은 해프닝은 북한이 3단 분리형 로켓을 통해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마당에 초보적인 2단 분리형 중형과학로켓 발사를 자랑하는 전시물을 설치해둘 면목이 서지 않기 때문.

 항우연 연구원들은 이에 대해 『그간 연구원들이 갖고 있던 자존심을 거둬버리는 것』이라며 크게 상심하는 표정.

 이들은 또한 「북한보다 10년 뒤졌다」는 여론에 『할말이 없다』며 『다만 겨우 인건비만 주는 우주개발계획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볼멘소리.

〈정창훈·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