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대재앙으로 불리는 밀레니엄버그(Y2k문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준비상황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또 2000년을 약 1년 2개월여 남겨둔 현시점에서 Y2k문제 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과 위험요소는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줄 행사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회장 정장호)가 주최한 「Y2k 국제세미나」가 바로 그것. 이번 세미나는 Y2k와 관련한 첫 국제세미나라는 점 외에 가장 큰 현안인 법적소송·인증·비상복구계획·전산분야 등의 문제를 심도있게 거론해 Y2k문제의 정확한 실체와 해결방안 모색에 목말라해온 참석자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이번 세미나는 무엇보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해외의 성공적인 대응사례 중심으로 진행돼 국내 공공기관과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다는 것과 그간 세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Y2k 대응현황을 소개해 국가신인도 회복에 기여했다는 점을 큰 수확으로 꼽을 수 있다.』〈정통부 유영환 정보기반 심의관〉
『첫날 4백50여명을 포함해 총 1천2백여명의 관계자가 몰릴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은 것은 이제까지 Y2k관련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외국의 정부·공공기관 및 금융·통신·제조·설비부문의 해결사례를 직접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진흥협회 최성규 본부장〉
이번 세미나를 통해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분야는 역시 해외업체들의 성공적인 해결사례. 그중에서도 캐나다 주정부의 대민업무, 호주 생명보험회사의 해결사례, 미국 블루크로스보험사의 테스트·검증사례와 통신업체인 뉴질랜드텔레컴사와 반도체업체인 EMC사의 BPR를 통한 평가 및 검증사례가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국내발표 가운데는 최근 Y2k문제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법적소송문제가 국내외적인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 주정부 대민업무 Y2k문제 해결사례」를 발표한 로지텍사의 라티크 큐레시 사장은 『Y2k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영향평가분석 도입과 철저한 테스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미국 블루클로스보험사의 테스트·검증사례」를 발표한 대인컴퓨터의 유탁상 차장은 『Y2k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시간을 갖고 자신만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산관련 담당자들이 이같은 모험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나 전문적인 툴을 이용하는 것이 위험요소를 줄이고 해결시한을 앞당기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텔레컴사의 Y2k 해결사례」를 발표한 디지털사의 존 머피 Y2k담당이사는 『Year2000 전문센터를 이용해 인식캠페인부터 코드분석과 수정에 이르는 일련의 해결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국내 통신업체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미국 EMC사의 BPR를 통한 평가 및 검증사례」를 발표한 어센트로직사의 다니엘 커메트 부사장은 「위험평가작업은 기업으로 하여금 2000년문제 수정계획에서 나타나는 위험요소들을 파악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라며 이를 통해 해결우선 순위를 결정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SDS의 이철행 책임담당자는 『Y2k문제는 그동안 중시되어 온 기술적인 해결, 경영상 고려뿐만 아니라 법적 측면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Y2k문제 해결의 초기단계인 문제유무 확인과정에서 제품공급자로부터 문제여부를 문의하고 제품에 이상없음을 보장받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법적 대응의 일환으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책임은 『다양한 시스템 구성요소간의 상호문제 발생가능성과 관련 당사자간의 Y2k문제 책임범위의 모호성은 당사자간 합의를 어렵게 만들어 소송대란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같은 법적분쟁은 사회비용을 높이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드므로 국가적 과제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분쟁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문제를 사전에 협력하여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 이어 쏟아진 참석자들의 질문은 Y2k해결이 잘못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비상계획 수립과 인증문제 해결방안 등에 모아졌다. 이제 국내 Y2k 대응수준도 인식제고 차원을 넘어 강력한 해결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Y2k 국제세미나」는 2000년 대재앙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 및 국내산업 전 분야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준비된 세미나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