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세계] "DVD 세상" 성큼 앞으로

 세계 PC시장을 주도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지난 7월 이른바 「PC99」를 발표했다. 오는 2000년까지 적용될 PC사양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 규격에는 PC가 스캐너·디지털 카메라 등의 기기를 지원토록 하는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롬 채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멀티미디어시대의 진척과 함께 DVD가 가장 각광받는 매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DVD는 지난 몇년 동안 저장매체 가운데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1세기에는 CD롬드라이브 시장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는 일부 고급 PC기종에만 탑재되던 DVD롬 드라이브가 중급 가정용 제품에도 폭넓게 채용되는 등 CD롬 드라이브의 강력한 경쟁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DVD는 여러 장점이 있다. CD의 7∼10배에 달하는 4.3∼17GB라는 엄청난 저장용량을 갖고 데이터를 저장 및 재생할 수 있다. 방대한 저장용량을 이용해서는 또 다중 언어·자막·앵글·스토리 등 대화형 영화의 감상도 가능하다.

 DVD는 음성과 영상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좀 더 좋은 압축률을 갖는 MPEG2 규격의 레이저디스크(LD)에 맞먹는 고선명 영상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돌비사운드를 통해 CD 수준의 오디오를 구현할 수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기업들은 4배속 DVD롬 드라이브를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최대 데이터 전송률이 초당 5.4∼6.5MB에 달하고 특히 CDR·CDRW 등 CD계열 디스크와 호환된다. 이밖에 가산전자와 두인전자 등에서는 PC용 DVD롬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현재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DVD 지원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DVD는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DVD로 지금까지 DVD보드 등 하드웨어가 수행했던 역할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한 제품을 지칭한다. 하드웨어로 된 제품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다면 그 편리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소프트웨어적으로 프로그램을 구현할 때 또 다른 이점은 저렴하다는 것이다. 시스템 사양은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돈을 들여 별도의 하드웨어를 장만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이익이다.

 한편 DVD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타이틀 부족문제는 그동안 재생시간을 한정한 저가의 DVD방식인 DVIX에 관심을 보여온 20세기폭스와 파라마운트가 최근 표준방식의 DVD타이틀 공급에 착수키로 했다고 밝힘으로써 해소될 전망이다. 이들 외에도 워너 홈비디오·컬럼비아 트라이스타 홈비디오·유니버설비디오·월트디즈니 산하의 브에나비스타 등 미국 할리우드의 대형 비디오 제작업체가 모두 진출케 됐기 때문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