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메인 이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국가 도메인인 「kr」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메인 이름은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컴퓨터의 주소를 알기 쉽게 영문으로 표현한 것. 인터넷을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하는 예가 늘어나면서 보다 간단하고 인지도가 높은 도메인 이름을 가지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일고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com」 도메인의 경우 웬만한 이름이나 상표는 거의 등록이 돼 있을 정도. 미리 입도선매를 해 놓은 사람들 때문에 뒤늦게 도메인 이름의 중요성을 깨달은 대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해당 주소를 사들이기도 한다.
지난달 미국 컴팩사는 알타비스타 테크놀로지사의 도메인 이름인 「altavista.com」을 45억원에 사들였다. 자사의 검색엔진인 알타비스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개인이 사 모은 도메인 이름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들이 물밑 협상을 벌여 화제가 된 적도 있다.
「com」 도메인의 자원이 넉넉지 않게 되자 최근에는 아프리카나 남태평양의 작은 국가 도메인까지 인기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남태평양 통가의 국가 도메인인 「to」는 영문전치사인 「to」와 알파벳이 같아 인기 있는 도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welcome.to, come.to, listen.to, move.to 등 간단하면서도 연상이 쉬운 도메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니우(Niue)의 국가도메인 「nu」는 「new」와 같은 발음 때문에, 투르크메니스탄공화국은 트레이드마크를 뜻하는 「tm」이란 국가 도메인 때문에 인기 있는 도메인 이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도메인인 「kr」의 경우 국내 이용자들도 외면하고 있는 상태.
현재 국내 인터넷 도메인 이름중 「com」 「net」 등 해외 도메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5%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비율은 일본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이다.
이처럼 해외도메인 비중이 높은 것은 아무래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com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
그러나 영문글자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 한 굳이 「com」 도메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 말을 영문으로 표시한 도메인 이름을 신청하면서도 해외도메인을 고집한다』고 꼬집으며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한 굳이 외화를 낭비해가며 com 도메인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kr」 도메인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복잡한 국가도메인을 보다 간단하게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거의 사용하지도 않는 지역도메인과 연구소 네트워크 등 2단계 도메인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7월말 현재 국내 1만5천여개 도메인중 88%인 1만3천개가 「co」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으며 16개 지역도메인은 모두 합쳐도 3백개 남짓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ISP관계자는 『kr 도메인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2단계 도메인의 생략 등 보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