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통신이 내놓은 「DVP-PD901」」은 국산 제품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열승화방식의 디지털 프린터다. 디지털 프린터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인터넷 그림파일을 선명하게 출력해 볼 수 있는 신개념의 제품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 스캐너와 함께 요즘 떠오르는 가정용 멀티미디어 제품군 중 하나다.
디지털 프린터의 원리는 잉크가 도포된 필름에 열을 가해 염료성분을 흡착시킴으로써 일반 사진과 같은 색감을 주는 것이다. 이때 잉크젯 프린터의 카트리지 대신 얇은 필름에 옐로·마젠타·사이안 3색의 잉크가 도포돼 롤 형태로 감긴 필름 카세트가 필요하다. 필름 카세트의 염료성분이 기체로 바뀐 후 종이에 스며들기 때문에 물감을 섞듯 자연스러운 색깔 표현이 가능하다. 결국 디지털 카메라 인쇄품질을 강조하는 포토 계열의 잉크젯 프린터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을 가진 셈이다.
대우통신 DVP-PD901의 특징은 보통용지와 전용지를 함께 지원함으로써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잉크젯 프린터 계열과 달리 확실하게 디지털 프린터로 콘셉트를 차별화시킨 제품이라는 점이다. 보통용지를 쓸 수 없는 대신 A6 크기의 특수 코팅 처리된 전용지를 이용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 및 인터넷 그림파일을 일반사진처럼 고품질로 출력해준다.
이 제품은 또 스티커 사진을 아주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스티커 전문 프로그램이 없어도 요즘 신세대들에게 유행하는 작고 예쁜 스티커 사진 16장을 출력할 수 있다. 이때 종이만 디지털 프린터 전용지에서 스티커 용지로 바꿔주면 된다. 방법도 간단해 원하는 디지털 이미지를 불러온 후 간편한 조작을 통해 출력크기를 인쇄 영역에 맞추고 인쇄등록정보에서 16분할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PC와 디지털 카메라를 연결할 수 있는 작은 스티커 자판기를 집안에 한 대씩 들여놓게 되는 셈이다. 만일 A6 크기의 그림엽서를 만들고 싶다면 사진을 분할하지 말고 그냥 출력하면 된다.
DVP-PD901은 3백dpi제품이면서도 사진이 깔끔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화소 자체만 보면 「스타일러스 포토 700」을 비롯해 같은 가격대의 잉크젯 프린터보다 섬세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열승화방식이라는 새로운 인쇄 메커니즘 덕분에 실제로 잉크젯 7백dpi급의 선명도와 더욱 부드럽고 깔끔한 색감을 표현해준다. 이 제품의 단점은 용지가 엽서 크기인 A6 전용지 및 스티커지로 제한되며 필름 카세트 한 개로 50장 분량만 인쇄할 수 있어 소모품 교환주기가 짧다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와 직접 연결하는 단자가 없다는 것도 다소 불편하다.
결론적으로 DVP-PD901은 디지털 카메라 앨범제작 전용 프린터를 구입하려는 파워유저나 팬시점 한쪽에 들여놓고 신세대 대상의 스티커 사진 서비스를 하려는 자영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소비자가격 59만원(부가세 포함).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