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의 정보기술(IT)관련 국제공인자격증이 국내 IT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겹치면서 각광받고 있다.
삼성SDS 멀티캠퍼스, 현대정보기술 교육센터, LG소프트 스쿨 등 국내 주요 전산교육센터에는 올들어 구조조정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전산위탁교육이 격감하는 대신 IT관련 국제공인자격증을 따려는 IT업계 종사자들과 실직자, 대졸 미취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는 각 기업체의 현장실무자들이 교육과정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특히 여러 전산관련 교육과정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MCSE(Microsoft Certified System Engineer), 노벨의 CNE(Certified Novell Engineer), 오라클의 DBA(Database Administrator) 등 유력 외국계 기업의 IT관련 국제공인자격증 취득과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단기간내에 회복될 기미가 없는 국내 기업취업환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가능성이 높아진 외국계 회사의 주가가 올라가면서 미취업자들 사이에 국제 공인자격증의 인기가 덩달아 높아진 데다 기존 IT업계 종사자들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자격증을 획득함으로써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같은 IT관련 국제공인자격증의 취득은 실무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이 대부분을 차지해 왔고 자격증을 따기 위한 교육과정 수강료도 50만원에서 5백만원대에 달해 일반 개인의 자격증 취득이 어려웠으나, 올들어 정부와 각 기업체들이 고학력자의 실업문제를 완화하고 우수인력의 해외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IT관련 국제공인자격증의 취득을 적극 지원·장려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유망 국제공인자격증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6, 7종이다. 노벨의 CNE는 네트워크전문가 과정으로 약 1백50명의 유자격자 대부분이 네트워크관리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SAP의 R/3과정은 전사적자원관리분야의 전문자격증으로 온라인으로 시험응시를 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약 1천2백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오라클의 DBA는 데이터베이스 전문자격증으로 지난 7월 말 현재 2백36명이 취득했으며 4백여명의 예비합격자가 최종 자격증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또 시스코사의 CCIE(Cisco Certified Internetwork Expert)는 국내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5명에 불과한 네트워크전문자격증으로 다년간의 현장경험이 필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윈도NT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공인 제품전문가자격증 MCPS(Microsoft Certified Product Specialist)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템엔지니어 자격증인 MCSE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취득한 IT관련 국제공인자격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SCJP(Sun Certified Java Programmer)는 최근 웹환경에서 널리 활용되는 자바프로그램 개발능력을 인정하는 자격증으로 국내 자격자가 33명에 이르고 있다.
국내 IT업계의 한 인사담당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국제공인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고용기회의 차이는 IMF이후 더욱 확연해질 것』이라며 『미래의 취업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인 자기계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배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