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무인경비시스템 용역비는 얼마나 될까?

 아파트 무인경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경비용역비 산정문제가 업계는 물론 아파트 주민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의 관심사는 현재 인력경비에 의존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업무를 무인경비로 대체했을 경우 관리비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으로 집약된다. 따라서 무인경비업체가 아파트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입주민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7월 30일 아파트 경비업무를 무인경비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공동주택관리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개정사유가 「무인경비로 대체할 경우 인력에 의존할 때보다 관리비를 40∼70%까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아파트 무인경비 서비스업체들은 이같은 수치가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충격 이후 이미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인력을 최소한으로 줄여 놓은 상태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들은 이처럼 경비인력을 최대한 줄여 놓은 상태에서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무인경비시스템 설치를 요구하고 있어 용역비 산정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무인경비 서비스업체들은 아직 체계적인 용역비 산정체계를 수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비서비스의 형태·규모·품질에 따라 용역비가 천차만별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주민은 주민대로, 경비업체는 경비업체대로 용역비 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파트 경비업체인 S사는 최근 부천 중동의 한 아파트 9백34세대와 무인경비용역계약을 추진하면서 설치비는 받지 않는 대신 5년간 계약을 전제로 가구당 약 2만8천원의 용역비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에 설치할 시스템은 홈오토메이션시스템과 출입통제시스템, 공동현관, 관리사무소의 관제시스템 등이다. 이 회사는 이같은 시설투자비로 약 8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5년간 용역비로 투자비를 환수한다는 계산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긴 하지만 2만8천원이라는 요금은 경비업체로선 「울며 겨자먹기」라 부를 정도로 싼 가격이다. 에스원이나 캡스 같은 유명 시스템경비업체의 경우 현재 최소 50만원 이상의 설치비와 월 5만원 내외의 용역비를 받고 있다. 하지만 2만8천원도 아파트 주민 입장에서는 선뜻 결정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임이 분명하다. 아파트 주민들의 요구는 최소한 인력경비보다 비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무인경비업체들은 아파트 고객들의 관리비 절감 요구를 만족시키면서도 투자비를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가격정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아파트 무인경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K사는 아파트 주민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응해 월 용역비를 1만원까지 내리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기존 아파트의 인력경비 용역회사와 제휴해 기존 경비회사의 사무실에 관제센터를 설치하고 세대마다 설치될 경비기기들은 임대하는 방법으로 할 경우 이같은 가격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역비 산정 외에도 인력경비를 무인경비시스템으로 교체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경비보안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관리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무인경비시스템 설치를 고려한다면 아파트 무인경비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일부업체는 기존 아파트의 대체시장보다 신축 아파트의 집단 시큐리티시스템 구축에 주력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