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정보화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교실망사업에서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이 외국업체들에 비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일선 초·중·고등학교의 교실망사업 입찰과정에서 국산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검토대상에서부터 거절당하거나 일선 지방교육청에서는 해외 특정업체를 지정해 하달하는 등 국산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해외업체들에 비해 일방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은 특히 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자국내 외국상품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오히려 자국상품을 「역차별」하는 사례로 규정하고 각사별 사례를 모아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공동 대처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사는 최근 교실망 구축 입찰을 위해 네트워크 구축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예산절감을 이유로 과다한 스펙을 요구받은 이외에 국산제품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기 싫다는 이유로 제안서 제출대상에서 처음부터 배제당했고 제안서 평가시 특정기능을 빌미로 탈락되는 사례까지 겪었다고 밝혔다.
국내 네트워크업체인 M사는 지방 한 교육청의 교실망용 네트워크 일괄 입찰사양이 특정 외산기종으로 책정되어 있어 본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SI업체들이 규격 탈락을 염두에 두고 외산기종을 선택해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초·중·고등학교의 소규모 LAN장비 역시 국산 장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역차별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업계차원에서 공동 대처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S사는 지난해 지방교육청의 57개교 교실망 구축사업에서 해외 특정업체만 낙찰이 가능하도록 지원모듈, 백플레인 용량, 라우팅 엔진속도 등의 수치가 정해졌다며 모델명이 명시된 것은 아니었으나 스펙을 검토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어 역차별의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어 올해 지방교육청이 2백67개교 네트워크 구축 입찰에서 스펙의 폭을 다소 넓혔으나 이 역시 대부분의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이 일찰에 참가하기 힘든 규격일 뿐만 아니라 가격면에서 국내업체들이 엄두를 못낼 정도로 낮게 잡혀 있어 사실상 수주가 힘든 상태라고 덧붙엿다.
국내 네트워크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교실망의 경우 해외 네트워크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외국업체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와중에서도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이 역차별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어 업계 공동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