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제주 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된 「98 전자공업인 최고경영자 세미나」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책임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영수)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 초청강사들은 하나같이 「IMF 상황하에서 중소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현재와 같은 실업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중소기업이 커다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첫날 발표한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한국경제의 위기상황과 기업의 생존전략」이라는 발표에서 『예전과 같은 재벌 위주의 경제성장정책은 더이상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업종을 전문화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고 수출을 촉진시켜야만 현재와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이 점에서 중소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어윤배 숭실대 총장은 「IMF 하의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에서 『기업의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전문화함으로써 기업경쟁력을 살려야 한다』면서 『특히 전문화한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은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70여명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하나같이 초청강사들이 역설한 중소기업의 책임론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는 데 있어 중소기업들도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틀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점과 관련, 김영수 이사장은 「부품업체들의 세대교체론」을 들고나와 관심을 끌었다. 김 이사장은 『우리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전자부품업체들이 옛날과 같은 낡은 기술로는 더이상 성장의 길을 걸을 수 없다』면서 『칩화하면서 소형화하는 추세에 맞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정체된 수출의 활로를 다시 뚫을 수 있고 실업위기를 타개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세미나에 참가한 한 중소기업의 경영자도 『중소업체들도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체들이 공동으로 협력,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최고경영자 세미나에도 옥에 티가 있게 마련이다. 너무 유명인사의 강연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참석자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업계 경영자들의 친목도모에 치우친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고 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