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스틸카메라시장 "삼성 돌풍" 예고

 디지털스틸카메라(DSC) 시장이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DSC시장은 그동안 일본 리코사의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신도시스템과 미 코닥사의 제품을 수입시판하는 한국코닥 등 양사가 주도해왔으나 다크호스로 지목돼온 삼성전자가 최근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초 85만 화소에 액정모니터와 플래시까지 장착한 신제품을 발표하고 자사 대리점을 통해 일제히 출하를 개시하는 동시에 주정차단속시스템 전문업체 및 일선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과 활발한 접촉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으로 신도시스템과 한국코닥이 선점하고 있는 주정차단속용 수요를 공략하는 동시에 막강한 영업망을 십분 활용해 민수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가세로 2파전의 성격을 띠던 DSC 시장경쟁이 3파전으로 바뀌는 동시에 다시 한번 국산과 외산의 대결이라는 흥미진진한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SC시장에는 신도시스템과 한국코닥 외에도 티존코리아·삼성항공·아남인스트루먼트 등 다수의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나 최대수요처인 주정차단속시스템용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양사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타사들은 겨우 명함만을 내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그 영향력이 이들 업체와는 다르기 때문에 양사 주도의 시장판도를 일거에 변화시킬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신도시스템과 한국코닥은 올초에 1백만 화소 이상 고해상도 신제품을 출시, 삼성 등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려버렸다. 신도시스템과 한국코닥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한국HP·현대전자 등 외산 수입판매업체들의 사업포기를 유도했을 뿐 아니라 삼성과 함께 국산의 양대 보루였던 LG전자의 사업철수까지 야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신제품 개발에 착수하는 등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았으며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스틸카메라·디지털캠코더 등 디지털 비디오제품군을 전략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 이 분야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지목돼왔다.

 삼성전자가 1백만 화소에 가까운 고화질제품으로 외산제품에 재도전장을 내밀자 벌써부터 이 분야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비록 85만 화소지만 모니터의 최대 해상도인 XGA급을 실현, 화질면에서 1백만 화소급인 외산에 비해 손색이 없는데다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기능면에서는 외산을 앞지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판매가격이 70만원대인 삼성의 SDC85는 1백만원이 넘는 외산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업계는 삼성이 이같은 품질 및 가격경쟁력에다 외산에 비해 월등한 애프터서비스체계, 그리고 유일한 국산제품이라는 상징성까지 소비자들에게 각인된다면 삽시간에 시장장악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신도시스템과 한국코닥 등은 삼성의 시장선점 가능성에 대비, 이번 신제품이 1백만 화소에 못미치는 85만 화소급 제품이라며 견제에 나서는 한편 가격인하도 적극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