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지상파 보고서에 나타난 HDTV 일정

 오는 2001년부터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본격 실시할 경우 SDTV와 HDTV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게 좋을까. 특히 이달초 KBS가 무궁화위성을 이용해 HDTV시험방송을 실시한데다 오는 2002년 월드컵 기간동안 위성을 통해 축구경기를 HDTV방식으로 방송할 예정인 상황에서 지상파방송이 언제쯤 HDTV방송을 해야하는 것인지가 방송계의 주요 관심사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나 최근 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위원장 서울대 이충웅교수)가 작성한 「지상파 디지털방송 전환계획 조사보고서」는 국내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HDTV방송을 실시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향후 HDTV방송의 도입에 대비해 6M㎐대역의 주파수를 할당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협의회측은 HDTV방식 디지털방송의 실시에 대비해 그동안 4가지 정도의 주파수 활용방안을 검토해왔다.

 첫째 각 방송사별로 기존의 아날로그 주파수외에 디지털방송용 6㎒의 주파수를 배정, 아날로그와 디지털 SDTV 및 HDTV방송을 동시방송기간동안 병행하고 최종적으로 한 채널(6㎒)을 반납하는 방안이다. 제2안은 각 방송사별로 기존의 아날로그 주파수외에 추가로 디지털방송용 2㎒주파수를 배정(6㎒를 다중화해 사용함)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SDTV방송을 병행하는 동시방송기간을 거친후 최종적으로 2㎒를 반납하고 기존의 아날로그 6㎒ 채널을 디지털 HDTV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제3안은 기존 아날로그 채널 4개당 디지털 방송용 6㎒를 추가로 할당해 시분할다중화방식에 의해 1개 디지털송신소에서 4개의 디지털 SDTV채널을 방송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방송 만료후에는 제2안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SDTV채널을 반납하고 기존의 아날로그 6㎒ 채널을 디지털 HDTV방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제4안은 대표적인 1개 방송사에만 기존의 아날로그 주파수외에 추가로 6M㎐를 디지털방송용으로 할당하고 다른 방송사는 기존의 아날로그 주파수외에 추가로 2㎒의 주파수를 할당해 디지털 6㎒채널은 HDTV방송을 하고 디지털 2㎒는 SDTV급으로 방송한 다음 6㎒와 2㎒를 반납함과 동시에 전채널에서 HDTV방송을 실시하는 것이다.

 협의회측은 이같은 방안을 검토한후 결론적으로 각방송사별로 6㎒를 할당하되 방송사 자율에 따라 HDTV방송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실시하는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6㎒대역 주파수를 고화질의 HDTV방송에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표준품질급인 SDTV급 채널을 여러개 운영할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방송사들은 디지털방송 도입 초기에는 SDTV급으로 방송을 하다가 장기적으로는 HDTV급으로 발전할 것이라는데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SDTV에서 HDTV방송으로 점차적으로 전환할 것에 대비해 적어도 하루 방송시간중 5∼10%정도를 고화질의 HDTV방송에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HDTV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SDTV방송을 하는 것보다 디지털방송전환비용이 2∼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IMF위기상황이 언제 해소되느냐에 따라 HDTV방송의 도입 시기는 신축적으로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HDTV방송을 위해서는 프로그램 제작사와 시청자들의 여건도 고려되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HDTV로 조기 이행할 경우 프로그램 제작능력을 배양해야하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또 시청자들이 때로는 고화질의 HDTV방송을 원하고 때로는 다채널의 SDTV방송을 선호할수도 있기때문에 HDTV와 SDTV를 적절하게 결합해야할 필요성도 있다.

 결국 지상파 HDTV방송의 본격적인 실시시기는 방송사의 재정상황·프로그램 제작환경의 이행정도·시청자의 채널욕구 및 고화질 방송의 필요성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