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분석자동화는 국내업체가 만든 장비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그동안 외국업체가 독점해오던 실험 분석자동화기기 국산화에 나선 기업이 삼경정보통신(대표 김혜정)이다.
삼경정보통신은 로봇제어와 논리연산제어장치(PLC)응용, 자동화운영시스템제어, 분석기기제어, 통신 및 시스템통합 기술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각종 분석 완전자동화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혜정 사장은 요즘 뿌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삼경정보통신의 실험 분석자동화시스템이 제품의 품질과 가격우위를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이 회사의 실험 분석자동화 장비 구입을 원하는 업체들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미 5년전에 개발된 제품들이지만 뒤늦게 진가가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 회사의 실험 분석자동화시스템은 액체·분체 형태의 석유화학 관련 최종 생산품은 물론 폐수·미생물의 샘플 채취에서부터 분석처리결과의 데이터베이스화에 이르는 전체 실험과정을 로봇을 이용해 24시간 무인으로 처리, 생산공정이 안정되고 시간과 인력을 줄이는 필수 장비다.
지금까지 모두 일본 등에서 수입해 왔으나 삼경정보통신이 국산화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삼경은 테레프탈산(TPA:TerePhthalic Acid)·폐수·미생물 분석자동화, 석유화학제품의 상대점도 분석자동화, 각종 물성실험기기 자동화, 무인서비스 안내시스템 분야 등에서 대기업들도 손을 놓은 10여가지 제품을 개발해 냈다.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생산」 기업이다.
삼양사·삼남석유화학·태광산업·효성생활산업 등에 납품한 TPA 분석자동화시스템 등은 특히 자랑거리다. 화학섬유의 기본원료와 PET병의 주원료 등으로 쓰이는 TPA는 화학 및 석유화학 공장에서 필수적이다. 이 시스템은 대당 10억원 정도의 고가에 도입, 사용하던 것으로 이 회사가 국산화와 동시에 가격을 외국제품보다 크게 낮춘 2억∼3억원에 공급함으로써 수입대체 효과도 가져오게 됐다.
삼경은 TPA자동품질 분석기술을 이용해 최근 석유화학제품의 상대점도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또 현대전자 이천공장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생산라인 무인자동화 운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납품했다.
전직원 25명 중 80% 이상이 기술개발인력, 매출액 대비 20%가 넘는 연구개발투자비 등이 기술력의 비결이다. 얼마 전에는 기술인력을 포함해 6명의 고급인력을 새로 뽑았다.
삼경은 국내시장 수성만이 아니라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서 현재 대만 석유화학관련 업체와도 대규모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다.
김 사장은 『국내 실험 분석자동화 장비 시장은 아직 여명기』라며 『몇몇 연구소에서 그동안 고가의 수입 제품을 도입했으나 사용환경조차 정확히 일치되지 않고 유지보수 혜택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최근 정부에서 신규 창업에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것도 좋지만 기존 업체 가운데 기술력 있고 장래성 있는 유망기업을 선정, 기술이전 및 자금을 지원해준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업체들이 이전받게 되는 기술을 몇달동안 테스팅해보고 상용화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기술반환 창구도 마련해 줄 것』 등 정부에 대한 건의도 빠뜨리지 않는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