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가 17일 세계 처음으로 16GD램급 공정기술인 0.09미크론 초미세회로 형성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동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0.09미크론 회로는 머리카락 두께의 1천분의 1에 불과한 회로를 웨이퍼에 그려넣을 수 있는 상상을 초월한 기술이다.
반도체 공정 개선에 가장 중요한 기술은 노광기술이다. 노광기술은 광학기술을 이용해 회로가 그려진 마스크에 빛을 통과시킴으로써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시키는 것을 말한다.
노광기술의 핵심은 빛(광원)을 어떤 것으로 사용하느냐이다. 통상 현재 사용되는 반도체 노광장비인 DUV(Deep Ultra Violet)장비는 KrF(크립톤 플로라이드)를 광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장비는 광원의 파장이 자외선보다 짧은 5백나노미터(㎚)에서 1백나노미터 사이의 파장을 이용한다.
현재 64MD램 또는 2백56MD램 생산용으로는 크립톤 플로라이드 레이저(KrF Laser)를 이용한 2백48나노미터의 파장을 갖는 노광장비를 이용하고 있고, 향후 1GD램 생산은 1백93나노미터의 파장을 갖는 아르곤 플로라이드 레이저(ArF Laser)를 이용한 노광장비를 사용하게 된다.
반도체 용량이 커질수록 파장이 짧은 광원을 사용하는 것은 파장이 짧을수록 해상도가 높아져 미세회로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회로가 복잡할수록 점점 더 짧은 파장을 갖는 노광장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0.13미크론 이하의 회로 형성기술이 요구되는 4GD램 제품부터는 기존 광학 노광장비와 마스크로는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개념의 노광장비와 마스크 개발이 반도체업계의 관심사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반도체업체들이 미국 인터내셔널 세마테크(International Sematech)와 일본의 세리트(SELETE)라는 표준화기구에 참여해 비광학 노광장비 및 이를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공정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차세대 노광기술로 검토되고 있는 것은 광원의 파장이 극히 짧은 10나노미터대의 파장을 갖는 것이다.
현재 광학 노광장비를 대체할 것으로 유력시되는 것은 X레이를 비롯해 전자빔(Electron Beam)·이온빔(Ion Beam) 등이다.
현대전자가 이번에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은 이 중에서 전자빔을 광원으로 이용한 회로 형성기술이다.
특히 현대는 노광공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현저히 늘어나 양산단계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전자빔 노광장비의 단점을 개선, 전자빔 노광장비를 이용하면서도 공정시간을 기존 전자빔 노광장비 사용시의 50분의 1 정도로 단축시킴으로써 비광학 노광기술을 제품 개발에 실용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국내외 경쟁업체들이 이 기술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렵게 여기고 있는 양산성 문제를 스텐실 마스크(Stencil Mask)를 자체 개발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는 점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스텐실 마스크는 파장이 짧은 광원을 사용할 경우 고굴절화로 기존 트랜스미션 마스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광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크롬 대신에 흡수체(Absorber)를 이용하고 유리기판 대신에 멤브레인(Membrane)을 이용하는 차세대 마스크다.
결국 이번 현대전자의 16GD램 회로 형성기술 개발은 인터내셔널 세마테크나 세리트의 표준화 활동이 가속화하면서 올해 말까지는 차세대 노광기술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술 표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