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소자업체들이 시황 위축에 따른 원가절감 차원에서 테스트모니터(TM)용으로 재생(리사이클링)웨이퍼의 사용량을 크게 늘리자 이를 둘러싼 기술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재생웨이퍼의 수요가 최근 크게 확대되면서 일부 장비 및 재료업체들이 이러한 웨이퍼 리사이클링 사업에 신규 참여할 의사를 보임에 따라 재생웨이퍼의 품질 문제와 함께 이 분야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재생웨이퍼는 주로 TM용으로 라인에 투입됐던 웨이퍼를 다시 같은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표면을 연마하고 이를 청정처리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사용전 제품과 거의 유사한 품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리사이클링 제품이다.
재생웨이퍼 사용이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현재 일본에서 주문제작해 들여오는 재생웨이퍼의 경우 제품 가격이 정품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장당 40달러 미만인 데다 양산용이 아닌 TM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채용에 따른 별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재생웨이퍼시장은 지난해 월 6만장 규모에서 원가절감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최근 그 사용량이 월 20만장 규모를 훨씬 넘어서면서 월 35만장에 이르는 8인치 TM용 웨이퍼의 60% 정도가 재생웨이퍼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재생웨이퍼 사용이 과연 반도체 생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국내 웨이퍼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자업체 중 한 곳에서는 TM용으로 사용한 재생웨이퍼에서 파티클이 발생, 전체 반도체 라인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으로 이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데만 몇주일이 소요되는 등 상당한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안다』며 재생웨이퍼 사용에 따른 문제점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암시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소자업체들은 이러한 재생웨이퍼의 확대 채용에 따른 공정상 문제 발생을 우려해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라인을 엄격히 구분해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백56MD램급 이상의 고집적 반도체 생산에서 TM용으로 재생웨이퍼를 사용하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욱이 최근 양산용 8인치 웨이퍼의 가격이 70달러 수준으로까지 떨어지면서 TM용으로 공급되는 정품 웨이퍼와 재생 제품의 가격 차이가 점차 좁아지고 있어 재생웨이퍼의 향후 시장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이미 웨이퍼 리사이클링 사업에 참여한 S 및 J업체는 재생웨이퍼의 수요가 최근 크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불투명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지속적인 사업 추진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최근의 재생웨이퍼 수요 확대를 겨냥, 이 분야 시장에 신규 진출하려는 업체들은 웨이퍼 리사이클링 설비 도입에 따른 투자대비 수익성과 향후 수요 전망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웨이퍼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