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2000년(Y2k)문제 해결의 중요한 관건이 「의사결정자의 의지」라면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인력」이다. Y2k문제 해결이 고도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 수작업에 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노동집약적인 작업이다.
때문에 미국 등 세계 주요 선진국은 Y2k문제 해결을 위한 단순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매년 인도·동남아국가에서 많은 인력을 수입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Y2k 전문인력 확보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많은 전문인력이 실업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들 실업인력을 Y2k문제 전문인력으로 키우는 것을 등한히한다면 자칫 구직난 속의 인력난 때문에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문제해결 초기단계인 영향평가단계에 머물러 있어 현재 요구되는 인력은 많지 않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변환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인력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반면 전세계적으로 인력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볼 때 국내외 수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면 오히려 Y2k문제는 국내 정보통신 인력의 고용을 촉진하는 좋은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진국의 Y2k인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Y2k문제는 고용과 외화획득을 동시에 달성하는 효자노릇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최근 실업인력을 Y2k문제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려는 정부 및 민간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실시한 2000년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Y2k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에서 필요한 총 소요인력은 연간 72만명으로, 이중 64만5천명 정도는 자체인력으로 해결이 가능해 외부에서 도입해야 할 필요인력은 1만7천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만2천명의 Y2k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00년문제 해결 인력양성방안(안)」을 마련, 본격 시행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민간 시스템통합(SI)업체들도 Y2k문제 해결 전문인력으로 양성,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SI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구조조정으로 남아도는 엄청난 인력을 퇴출시키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SI업체들은 양성한 Y2k 전문인력의 해외취업을 통해 외화벌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민간 SI업체가 내년까지 양성할 Y2k문제 해결 전문인력은 LG-EDS시스템의 1천명을 비롯해 삼성SDS(6백명), 포스데이타(5백명) 등 14개업체에서 5천2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는 전체 예상 부족인력 중 민간부문에서 양성되는 인력을 뺀 나머지 1만2천명을 정부차원에서 양성하기로 하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중소기업청을 통해 각각 2천명씩을 양성하고 실업자 재취업교육훈련기관을 통해 7천8백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문제해결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아직 잠재상태에 머물러 있어 한꺼번에 대규모 인력을 양성했을 때 즉시 취업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인력양성을 올해와 내년으로 나누어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인력양성을 단기교육 후 투입이 가능한 실직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주 대상으로 실시해 실업대책과 연계하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다.
정보통신진흥협회는 「전문기술인력 풀」을 구성, 코볼·어셈블러·PL/1 프로그래밍 경력자를 자율 등록하게 하고 이들을 재교육시키고 있으며 중기청은 전산경력 2년 이상의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교육과 중소기업에 대한 예산지원을 통해 자체해결 인력양성 등 두가지 방식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Y2k문제 해결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업자 재취업훈련기관을 통한 인력양성은 전산경력은 물론 비경력 실업자까지 포함시켜 재교육하게 되는데 기존 교육과정에 Y2k관련 강좌를 포함시키는 방식과 신규양성과정을 개설하는 방법 등을 활용한다. 기존 교육과정의 개정을 통한 인력양성은 정보기술교육원을 통해 6천명, 한국생산성본부를 통해 4백50명, 호남직업전문학교를 통해 2백40명, 대성직업전문학교를 통해 2백40명을 양성하게 되며 신규과정 개설은 포스데이타 교육센터, 한국생산성본부, LG전자 컴퓨터교육센터, 현대전산직업전문학교에 개설돼 총 8백70명을 배출한다.
한편 정부는 양성된 인력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양성된 실업인력을 정보통신진흥협회에 구축된 DB에 등록시켜 인력수요기관의 요청시 즉시 연결해주고 오는 11월에는 Y2k 취업박람회도 개최, 양성인력의 취업을 알선해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