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기네스] 엔씨소프트 송재경 과장

 『한 이용자가 상용서비스 회원가입 의사를 밝히면서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었어요. 「사용자로서 한국 최고의 게임이라는 생각을 갖고 투자하겠다」는 말이었죠. 저로서는 이보다 더 큰 격려와 채찍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든 게임을 재미있어하고 꼼꼼히 개선점을 적어 보내주는 이용자들이 가장 큰 힘이지요.』

 엔씨소프트 개발팀장을 맡고 있는 송재경 과장(32)의 말이다. 그는 이달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그래픽머드게임 「리니지」의 개발주역.

 처음부터 한글은 물론 영어와 독어 등 다국어를 지원해 관심을 끌었던 이 게임은 무료 공개 베타테스트에서 17만명의 이용자가 등록할 만큼 인기를 모았다.

 특히 이용자 중 30%를 미국이나 일본·중국 등 외국인이 차지해 국내 머드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유료화된 지 보름만에 1천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이달말에는 PC통신과 인포샵을 통해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미국과 일본 등과의 수출계약 체결도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송 과장이 머드게임이 빠져든 것은 과학기술원 석사시절인 91년이다.

 『과학원에 한참 머드바람이 불었을 때였어요. 그때만 해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키트」라는 머드게임이 인기였지요.』

 48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게임을 해본 적도 있다는 송 과장은 단순히 즐기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인터넷에 공개돼 있는 머드 소스를 가져다가 한글 머드를 만들기 시작한 것. 텍스트기반의 머드게임인 「쥬라기공원」, 국내 최초의 그래픽머드게임인 「바람의 나라」 등이 모두 그가 개발에 참여한 작품이다.

 머드 개발에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은 그가 리니지를 기획한 것은 96년 아이네트 근무시절. 그의 노력이 거의 3년만에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이제 막 출발점에 섰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고 아직도 개선하고 싶은 부분도 많아요. 지금으로선 리니지를 어디에 내놓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게임으로 만드는 게 제 희망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작업이 잘 되는 「야행성」인데 결혼을 한 뒤로는 아내의 「유혹」과 「회유」에 못이겨 아쉽게 퇴근한다는 송 과장은 개발에 몰두할 때가 가장 편안한 타고 난 엔지니어다.

 이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대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제발 외국인이라고 무조건 「PK(게이머를 죽이는 것)」하지 말라고 전해달라』며 웃는 송 과장의 모습에는 아직도 소년 같은 모습이 남아있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