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백억원 규모의 베트남의 금융시스템 현대화사업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정보시스템업체 간에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지고 있다.
세계은행의 지원으로 추진되는 베트남 금융시스템 현대화사업은 낙후된 금융시스템을 현대화하기 위해 △은행간 지급결제시스템과 △6개 시중은행의 행내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착수, 오는 2002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1단계 은행간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공개경쟁 입찰이 실시되고 있는데, 최근 발표된 1차 제안심사결과에서 현대정보기술컨소시엄·삼성SDS컨소시엄·LGEDS시스템컨소시엄을 포함한 한·일·미국·프랑스의 7개 업체가 2차 심사 참여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1차 심사결과에서는 일본 후지쯔가 1위, 한국의 현대정보기술이 2위, 히타치가 3위, LGEDS시스템이 4위를 각각 차지했고 삼성SDS는 국내업체 중 최하위인 5위, 그 뒤를 유니시스와 프랑스 세마가 차지하는 등 한·일 정보시스템 업체가 상위에 대거 선정돼 이번 입찰이 사실상 한·일간의 맞대결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특히 원화상승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우수해 어느 때보다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국내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은 이번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할 경우 국내 정보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향후 해외 금융정보화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종합상사·금융결제원·IMS시스템 등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정보기술은 1차심사에서 비록 2위에 그쳤으나 내용 면에서는 사실상 1위나 마찬가지라고 자평하고, 특히 현재 진행중인 체신금융프로젝트가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2차 심사에서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EDS시스템도 이 사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 진행되는 점을 감안, 극도의 보안 속에 전략수립에 부심하고 있으며, 1차 심사에서 국내업체 중에서는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던 삼성SDS는 수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독입찰 참여와는 별도로 국내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그랜드컨소시엄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베트남 금융현대화사업 2차 심사는 이달 말 제안서 마감에 이어 올해 안에 최종적으로 사업자 선정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