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화 창작을 위한 또 하나의 「메카」가 탄생했다.
유망 영상벤처기업들을 한 건물에 모은 「서울영상벤처센터」가 지난 17일 개관함으로써, 영상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 공조체계가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것.
이곳에는 기획시대·신씨네·미라신코리아 등 영화사 17개사와 오돌또기·한국색채연구소·진아트 등 애니메이션업체 11개사, 청미디어·아담소프트·단비시스템 등 게임업체 10개사 등 총 38개사가 입주를 완료, 21세기 영상문화 창달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부는 이들 입주업체에 대해 보증금을 받지 않고 건물 임차보증금에 대한 연 10.5%의 이자와 평당 월 1만6천원의 관리비만 징수키로 하는 한편, 이 센터를 앞으로 벤처빌딩으로 지정해 각종 세제혜택 및 금융지원을 해 나갈 방침이다. 따라서 「서울영상벤처센터」는 앞으로 영상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영상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까닭은 다름아닌 영상산업이 미래산업이자 엄청난 고부가가산업이란 점 때문이다. 미 영화 「쥬라기공원」이 국내 자동차 3사의 연간수출액과 맞먹는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은 영상산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게 한 좋은 사례였다.
서울영상벤처센터가 태동하기까지는 진통도 없지 않았다. 지난 3월 문화관광부가 센터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은 수립했으나 재원조달이 어려워 산통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진흥공사(사장 윤일봉)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박삼규)이 사업재원 조달 및 영상산업 발전 공동프로젝트 추진이란 협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업은 급진전됐다. 그 결과 총 소요자금 78억9천만원의 자금을 마련, 비로소 연면적 2천9백70평에 달하는 영상벤처센터를 임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상업계는 그러나 「서울영상벤처센터」가 명실공한 한국의 영상산업 메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여기에 그치지 말고 센터 내에 영상기기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장비와 비지니스관련 시설을 대폭적으로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입주업체 대부분이 벤처기업인 점을 고려, 사무실 유지비를 현실화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입주업체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사무실 유지비가 비싸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당초 원했던 공간(평수)보다 2배 이상 넓은 공간이 배정돼 사무실 유지비가 예전보다 훨씬 증가할 것 같다』며 울상을 지어보였다.
이에 대해 영진공 관계자는 『사무실 유지비에 대한 불만은 서울 강남 요지에 위치한 건물의 입지조건을 감안하지 않은 데서 나온 불만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입주업체 대표자 협의회를 통해 불편사항을 꾸준히 청취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00년까지 영상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해 세계 영상시장의 1%를 점유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서울영상벤처센터」는 이 계획의 전초기지로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