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PC통신·인터넷 등 온라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걸음마 단계다. 주로 홈쇼핑·홈뱅킹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기반기술인 네트워크는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이 비대칭 디지털 가입자회선(ADSL) 서비스를 올 하반기에 정식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케이블TV 회선을 통한 네트워크의 고도화 역시 두루넷이 선도적으로 추진중이다. ISDN은 이미 서비스가 실시돼 인터넷·PC통신 접속에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부터 초고속 정보통신망 2단계 구축작업에 돌입, 네트워크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오는 2002년까지 기간망은 물론 근거리통신망(LAN)·가입자망 등의 고속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네트워크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같은 계획이 달성되면 인터넷은 물론 전자상거래의 활성화가 급진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인터넷의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구축된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아직까지 인터넷 활용에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주는 예다. 인터넷을 목적으로 네트워크의 고도화를 꾀하는 전세계적인 추세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내 네트워크의 고도화가 산업적 측면에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정책상황에 좌우되는 것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얽힌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의 다툼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그 흔적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정보시대의 꽃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네트워크의 고속화·안정화다. 몇몇 사업자들이 관심을 기울인다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부차원의 범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