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주법인 SSI 법인장 교체" 배경

 삼성전자가 미주지역 반도체 판매를 전담하는 현지법인인 삼성반도체(SSI:Samsung Semiconductor Inc.)의 법인장을 돌연 교체,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일(한국시각) 삼성전자는 지난 94년부터 5년째 SSI 대표로 근무해온 나영배 대표(전무급)를 김한주 이사로 전격 교체했다.

 나영배 전무는 한국 본사로 복귀해 반도체 해외 마케팅을 총괄하는 반도체 사업부장 자리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법인장인 김한주 이사는 최근까지 독일에 있는 삼성반도체 유럽법인의 법인장으로 유럽지역의 반도체 부문 마케팅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이번 미주 법인장 교체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법인장 직급이 전무급에서 이사급으로 예상밖으로 크게 하향 조정됐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수출물량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미주지역의 마케팅 책임자 직급을 갑자기 두 단계나 하향시킨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의 사령관을 하향 교체한 것이 반도체 부문의 전반적인 구조개편을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달 말에 단행된 임원정리 작업에서 반도체 부문의 「피해」가 다른 부문에 비해 대단히 경미했고 최근 반도체 부문만의 추가적인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주지역 반도체 판매법인장을 5년 동안 지낼 만큼 신임을 받고 있는 나 전무가 전세계 반도체 마케팅전략을 조절하는 자리를 맡은 것이 마케팅조직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는 조치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측은 이번 SSI 법인장 교체와 관련,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반도체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내려진 예정된 정례적 인사』라고 설명하면서 지나친 확대해석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