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과 정보화의 급진전으로 경제의 글로벌화가 가속되면서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기술과 지식, 아이디어가 가치 창출의 핵심요소로 대두되면서 그동안 자본과 세력으로 전 산업을 좌지우지했던 대기업 중심의 산업지도가 벤처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정책이 벤처기업 육성에 중점을 두면서 기술과 아이디어, 창업정신으로 무장한 신기술 및 지식집약형 벤처기업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최근 창업하는 벤처집단은 아직 미완의 대기지만 머지않아 우리 산업지도를 새로 그릴 가장 확실한 변수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최근 기술력만 믿고 무한경쟁의 산업현장에 뛰어드는 업체 중 미약하나마 국내 벤처기업의 희망을 던져줄 만큼 가능성을 가진 업체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벤처업체로 전자상거래(EC)의 조기 인프라 구축을 통한 산업촉진을 위해 국내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8개 정보기술(IT)업체가 뭉쳐 지난달 설립한 「일렉트로피아」를 꼽을 수 있다. 전자 4사와 SI 4사가 참여해 컨소시엄 형태의 법인으로 처음 설립된 일렉트로피아는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등 관계기관의 전자상거래개발촉진자금과 창투사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해 벤처기업 형식으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국내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벌이는 지주회사가 될 전망이다.
미래 성장가능성을 가진 벤처기업은 많다. 지난 4월 설립된 「리딩엣지」도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이름 그대로 21세기 영상산업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를 멀티미디어콘텐츠를 기반으로 최첨단을 지향하는 벤처기업이다. 이미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임소프트웨어·디지털애니메이션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구에서 변변한 사무실 하나없이 기술만으로 2000년 본격적인 벤처기업으로 명함을 내밀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테크콤」도 마찬가지다.
「젊음」이 마치 대명사로 비쳐지고 있지만 실제로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사람들 중에는 마흔을 훨씬 넘긴 중년도 많다. 이들은 나이는 많지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패기와 모험정신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20년 가까운 경력에 벤처기업가 정신을 접목, 최근 「벤처트라이」란 기업을 창업한 양웅섭 사장도 그 중 하나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양 사장은 얼마전 세계 최초로 「휴대형 만능 노래반주기」를 국산화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경제과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