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A, 한국시장 직접 진출 배경과 전망

 세계적인 종합게임업체인 미국의 일렉트로닉 아츠(EA)사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한 것은 총체적인 구조조정기를 겪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EA는 지난 90년 동서게임채널이 게임유통사업을 개시할 때부터 파트너 관계를 맺고 동서에 한국내 독점판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매년 수십종씩의 게임을 공급해 왔으며 다음달로 양사간의 공식적인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EA의 직배 선택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업체와 한국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브랜드 및 마케팅에 대한 EA의 자신감과 한국시장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EA는 아시아지역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이 전체매출(98회계연도 기준 9억달러)의 7%에 불과하지만 향후 유럽과 함께 가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PC보급률이 35%가 넘고 게임개발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EA코리아 설립 동기의 하나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즉, 게임판매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개발영역에서도 합작사업을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EA의 직접 진출은 한국의 PC게임업계, 특히 유통시장에 커다란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EA코리아는 총판을 거치지 않고 소매점 위주의 직판을 기본 영업전략으로 표방하고 있다. 비록 한국의 게임 소매 유통기반이 취약하지만 소매점 마진을 대폭 높이고 퍼블리셔 기능을 충실히 한다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지방에까지 신속하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물류체계를 구축함은 물론 일관된 가격정책을 고수하겠다고 EA코리아측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EA코리아의 전국적인 직배망 구축 가능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면서도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투자능력을 보유한 EA의 저력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일 EA의 게임직배가 자리를 잡을 경우 혼탁한 국내 게임유통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할 수 있겠지만 다른 외국 게임업체들의 한국진출을 고무시켜 안방을 송두리째 내줄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우려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