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서정욱)이 일본 교세라와 손잡고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진출을 선언한 데 대한 기존 단말업계의 반발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단말기 업계는 이미 서비스 사업자의 단말기 겸업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전자진흥회를 통한 대정부 건의문까지 제출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자 최근에는 특정 이슈를 앞세워 이의 저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말기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SK텔레콤의 단말기 제휴처가 일본업체라는 점과 공급과잉 상태에 도달한 내수 중심의 전략을 펼친다는 것이다.
우선 SK텔레콤이 전략적 제휴처를 하필이면 국내업계와 경쟁관계인 일본 교세라로 선택했느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과 상용화에 관한 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데, 기술이 상대적으로 처지는 일본회사와 손잡은 것은 자칫 기술도 내주고 시장까지 넘겨주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SK와 교세라는 단말기 설계 공급만 맡고 생산은 중소기업에 위탁, OEM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생산제품도 장기적으로는 수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또 자사가 단말기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기존 단말기 가격도 훨씬 내려갈 것이며 이는 소비자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 업계는 이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그 증거로 교세라가 최근 일본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들고 있다. 교세라는 SK텔레콤과 제휴, 한국형 CDMA 휴대전화기를 개발·제조·판매함으로써 세계 최대 CDMA시장인 한국에서 거점확보는 물론 IMT 2000분야에까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는 것이다.
단말기 업계는 국내 최대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일본 자본까지 끌어들여 단말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결국 국내 단말기 업계의 산업기반을 흔들겠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택·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