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T가 CPU시장 진입에 성공할 것인가.」
지난해 연말 윈칩이라는 x86호환 CPU를 출시하면서 CPU업계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IDT가 최근 예정했던 제품출하를 연기하면서 숨을 고르고 있다.
IDT코리아의 박태식 지사장은 최근 『지난 8월로 예정된 윈칩2의 공급과 11월로 예정된 윈칩2 3D의 공급계획을 대폭 수정, 윈칩2 3D로 단일화해 11월부터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IDT가 이러한 수정을 하게 된 원인은 3D기능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향후 CPU시장 진입에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 윈칩2와 윈칩2 3D의 생산비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이같은 방향선회에 일조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시장에 참여했을 당시 1천달러 미만의 PC시장 창출이라는 새로운 시장전략을 들고 나와 업계 전문가로부터 시기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절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명령어축약형 컴퓨팅(RISC)기술과 기존 x86코어 기술을 접목, 다이사이즈를 크게 줄이고 발열문제도 크게 개선해 기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시장 평가와 공격적인 가격정책에도 불구하고 IDT가 지난 2·4분기에 판매한 CPU대수는 전세계적으로 8만5천대 정도. IDT칩을 채용한 업체들도 미국의 일부업체, 그리고 국내 삼보컴퓨터와 영국의 한 업체 등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렇게 부진한 실적은 무엇보다도 속도경쟁에서 뒤진 결과다. 현재 사이릭스가 3백33㎒, AMD가 3백50㎒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는데 반해 IDT는 2백40㎒ 제품이 최고 속도다. 또 윈칩은 그래픽기능을 강화하는 MMX기능도 빠져 있다.
하지만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11월 선보일 윈칩 2 3D는 AMD의 3D기술인 「3D나우」가 채택되며 온칩 L2, 버스 속도 개선을 통해 대대적인 성능향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내년에 선보일 윈칩3은 12단계의 파이프라인과 4백㎒에서 6백㎒에 이르는 속도를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IBM과 파운드리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시장점유율을 계속 유지하려는 인텔, 그에 맞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AMD와 사이릭스, 이들 틈새에 둥지를 치려는 IDT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 지는 내년이 돼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