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송수신 모듈업계 "지각 변동"

 국내 광송수신 모듈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광송수신 모듈시장을 장악해온 루슨트테크놀로지스사가 기본 광송수신 부품인 1백55Mbps급 광송수신 모듈시장에서 HP의 거센 추격에 흔들리고 있는 데다 LG전선도 LG정보통신에 이달부터 1백55Mbps급 광송수신 모듈을 납품키로 하는 등 국내업체의 시장 참여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IMF 이후 국내 광통신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됨에 따라 시스템업체들이 가격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광송수신 모듈시장의 판도변화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한국HP는 올해 광송수신 모듈과 관련해 2백만달러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과 같은 액수로 올해 국내 광송수신 모듈시장이 전년과 비교해 80% 이상 줄어드는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HP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가격정책과 기술지원으로 올들어 시장점유율이 크게 확대됐다』며 『특히 1백55Mbps, 6백22Mbps급 광송수신 모듈제품은 국내 수요의 50% 정도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 자체분석』이라고 밝혔다.

 한국HP는 내년에 광통신 주력시장으로 전망되는 비동기전송방식(ATM)전송장치, FTTO(Fiber To The Office), FTTC(Fiber To The Curb)시장을 중점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까지 국내시장 수요의 80%이상을 공급해온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후발업체들의 시장잠식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크게 괘념치 않는 분위기다.

 후발업체들이 중점 공략해온 1백55Mbps, 6백22Mbps급 제품과 관련해 가격을 대폭 낮춘 저가 제품을 최근 샘플 공급하면서 국내업체들의 발걸음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2.5Gbps급 이상의 고속 광송수신 모듈제품과 WDM 등 고가 부품에는 노던텔레컴 외에 아예 경쟁상대도 없어 시장 독식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루슨트의 한 관계자는 『올해 광통신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된 틈을 타 후발업체들이 일정 부분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같다』며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또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