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지역 다변화가 이제 조금씩 결실을 거둬나가는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이외에 미국·남미·중동·유럽 등으로의 수출계약성사가 눈앞에 있고 또 예전같지는 않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수출주문이 다시 밀려들어와 생산을 재개했습니다.』
지난해 3천만달러에 달하는 전기보온밥통을 인도네시아에 수출, 제34회 무역의 날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던 용마전기 마용도 사장이 수출의 깃발을 다시 들었다.
마 사장은 예기치 않은 인도네시아 경제위기사태로 지난 연말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에까지 직면, 온갖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지도 수출지역 다각화를 이루지 못한데다 생산물량의 90% 이상을 인도네시아에 공급하던 용마로서는 좌초위기에 몰릴 수도 있는 큰 타격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용마전기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숨은 무기를 갖고 있었다.
『미수금은 없었습니다. 현지에서 워낙 인기있는 상품이다 보니 현금거래가 가능했고 일부는 선수금 형태로 받았기 때문에 대금회수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지요.』
용마는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인 지난 94년부터 「YONG MA」라는 자가브랜드를 고집하고 여기에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디자인과 기능을 개발한 결과, 현지에서 밥통 자체를 「YONG MA」라고 부를 만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얻었다. 이같은 브랜드 인지도가 이번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셈이다.
용마전기가 이처럼 자가브랜드를 고집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79년 회사설립 이후 전기보온밥솥만을 생산, 대기업에 OEM공급하던 마 사장이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되돌아보니 정작 자체 발전은 없고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더라는 것이다.
이에 따른 타개책으로 93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비능률적인 OEM 및 내수생산을 중단하고 이와 관계된 부문은 모두 매각하거나 분사하는 대신 무역부를 신설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동반진출하자는 대기업의 달콤한 유혹도 있었으나 당장에 매출이 없더라도 자가브랜드로 수출해보겠다는 용마전기의 고집은 꺾지 못했다.
용마전기는 현재 수출지역 및 수출품목 다각화라는 수출 2단계 전략을 추진중이다.
1차적으로는 인도네시아 경제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에 따라 치고 빠지는 전략을 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금결제를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추가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전기밥통뿐만 아니라 조리기능을 갖춘 전기밥솥, 다용도 쿠커 등 신제품을 출시해 수출품목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2차적으로는 동남아·중국·미국 등으로 수출지역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게 용마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용마전기는 무역부를 두 팀으로 나눴다. 인도네시아와 그외 지역으로 나눠 팀 사이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수출극대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용마전기는 올해도 1천5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 사장은 앞으로도 수출에만 온힘을 쏟을 계획이다. 대기업 OEM을 하면서 느꼈던 한계와 영세성 대신 수출은 잘만 하면 되는 장사며 아이템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오는 2000년에는 5천만불 수출탑을 받는 것이 목표』라는 마 사장은 『쌀문화권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용마브랜드를 전세계에 알려 일본 내셔널을 이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