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산업계에 메가머저(Mega-Mergers)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독일 최대 자동차그룹인 다임러 벤츠와 미국 3대 자동차업체의 하나인 크라이슬러, 항공업계의 거인 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 전세계 컴퓨터시장을 주도해 왔던 컴팩과 DEC가 합병하는 등 메가머저 열기가 뜨겁다.
메가머저는 같은 업종에 진출한 2개 이상의 거대기업이 합병, 덩치를 키움으로써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업다각화를 통한 「덩치키우기」와는 다르다.
합병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하는 이른바 윈-윈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 메가머저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과도 분명히 다르다.
5공 당시 강도높게 추진했던 산업합리화 정책의 경우 정부가 인위적으로 특정산업을 통폐합하거나 일원화하는 초법적인 조치였던 반면 메가머저는 해당 기업들이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이른바 글로벌네트워크시대에 접어들면서 메가머저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1등이 아닌 기업은 생존할 수 없고 혼자 힘만으론 존립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세계적인 거대기업들도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짝짓기에 나서는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이러한 메가머저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삼성항공·현대우주항공·대우중공업이 단일회사를 설립키로 했으며 반도체와 석유화학 부문의 통합도 조만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5대 그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같은 빅딜이 1백% 기업 자율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대기업간 통합이 세계적인 추세란 점을 감안하면 단초가 어찌됐던 기업간 빅딜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된다.
강태공이 세월을 낚기 위해 바늘이 없는 낚시를 드리웠듯이 모든 것은 때가 있다. 한번 시기를 놓치면 수많은 세월을 보내야 한다.
지금이 바로 메가머저에 나설 때라는 것을 모든 기업이 다시 한번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