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산업 경쟁력 강화 워크숍" 지상중계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나갈 길은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한 수출이다.」

 지난 25·26일 이틀 동안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이사장 유승화)이 개최한 「국내 네트워크산업 경쟁력 강화 워크숍」에서 참가업체 관계자들은 수출을 통한 국내 네트워크산업 발전을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급속히 냉각된 국내 네트워크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수출을 통한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의 매출향상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실적 여건은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수출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국가 이미지 및 산업기반 미흡으로 수출경쟁력이 취약하다. 고가제품은 미국 네트워크 장비들에 밀리고, 중저가 제품에서는 대만산 장비들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부품의 국산화율은 저조하고 네트워크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국내시장의 95%를 외산 네트워크 장비들이 점유하고 있다. 게다가 고객들의 외산선호는 줄어들 줄 모른다. 심지어 네트워크 구축사의 영업사원도 외산제품을 선호한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신뢰성이 부족하고 라인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내수시장에서 위축된 국내 네트워크산업이 수출에서 빛을 보기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내 네트워크업체들로서는 「사면초가」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은 활로가 수출에 맞춰진만큼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먼저 21세기 유망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의지와 함께 세제와 지원금의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정보통신 중앙연구소 네트워크실 이영찬 실장은 『현재 네트워크분야는 정보통신부 기술분류표에서 「기타」에 속한다』며 『네트워크에 대한 정부의 시각교정과 선행투자가 뒤따르지 않고서는 네트워크에 관한 한 구미 등 기술선진국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 기업 네트웍사업부 강병창 이사는 『업계가 네트워크 장비 수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계가 기술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내수시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교실망시장이 국산장비 수용에 더욱 관대해야 한다』며 『연구소는 핵심부품의 국산화와 주요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보급을 주도하는 한편 업계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측기 등 설비를 보유해 중복투자를 사전에 막는 것도 필요한 사항』이라고 산·학·연 공조를 강조했다.

 데이터통신 장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네트워크업체들의 기술개발비용을 정부가 부담한다. 그 조건으로 기술 소유업체가 해외로 이전해 장비생산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정부가 체계적인 기술육성에 나서고 있다.

 중저가 네트워크 장비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대만 역시 정부연구소가 주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해 업체에 무상공급함으로써 업체는 장비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를 제치고 수출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업체 스스로 공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미디어링크의 하정율 사장은 『조합이 부품구매 공동화사업을 추진할 경우 부품원가가 최고 50%까지 떨어져 수출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부품구매 역시 가급적 국내업체를 이용해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