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가전 현금.카드 구매 늘어

 IMF 이후 소비자들의 가전제품 구매시 현금과 은행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LG전자·삼성전자·한국신용유통 등 가전유통 3사에 따르면 지난해 IMF 이전까지만 해도 전자제품 구매자들의 40% 이상이 팩토링이나 대리점 자체할부를 이용해 제품을 구입했으나 최근 들어 필요한 제품만 사는 알뜰구매 현상을 보이면서 은행 신용카드와 현금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소비자들이 빠듯해진 가계사정으로 무리한 구매를 피하고 자금여력 안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운영돼오던 팩토링이나 대리점 자체 할부제도의 경우 제품 할인폭이 적고 이자율이 높아 소비자들의 활용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말까지 실판매가를 기준으로 월평균 1천4백70억원의 가전제품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현금과 신용카드 판매비율이 각각 52%와 8%였으며 팩토링과 대리점 자체 할부판매 비율은 21%와 19%였다.

 그러나 IMF 이후 현금판매와 신용카드 판매비율이 다소 늘어 올들어 9월말까지 월 평균매출 9백56억원 가운데 현금과 카드판매 비율이 각각 53%와 1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기 1%포인트와 3%포인트 늘어난 반면 팩토링과 대리점 자체 할부판매는 모두 36%로 4%포인트 정도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지난해에는 9월까지 월평균 매출 1천4백90억원의 대금결제 구성이 현금판매 46%, 카드판매 15%, 팩토링과 자체할부 등이 39%로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에는 9월말까지 월 평균매출 9백74억원의 매출구성이 현금판매 49%, 신용카드 판매 21% 등 현금과 카드구매 비중이 70%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9%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신용유통 역시 현금과 카드를 이용한 구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7백83억원 매출에서 현금과 카드구매가 각각 38%와 14%로 52%에 머물렀으나 올들어서는 9월말까지 월평균 매출 6백30억원 가운데 현금이 42%, 카드구매가 27%로 69%까지 확대됐다.

 가전3사는 IMF 이후 현금거래와 신용카드 구매 등 현금 매출로 잡을 수 있는 구매비중이 높아지면서 일선 대리점들의 자금 회전율이 다소 높아지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