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가격의 거품이 크게 빠질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말 이후 수요가 크게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외산게임과 일부 국산 신작들은 1카피당 3만∼4만원대의 가격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들어 1만∼2만원대 안팎의 신작게임이 줄이어 출시되거나 심지어 1만원대 이하의 신작까지 대거 등장하는 등 가격파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위축으로 인해 미니멈 개런티(최소판매보장 물량)를 전제로 하는 총판유통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게임개발·제작사 및 유통사들이 직판을 확대하고 「박리다매」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TGL사와 독점판권계약을 맺고 있는 인터소프트멀티미디어는 다음달 내놓을 신작 롤플레잉 게임 「가이던스 스워드」의 가격을 1카피당 1만9천8백원으로 책정했다. 인터소프트는 『마진을 줄임과 동시에 총판을 통하지 않고 대리점에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됐다』면서 판매가 부진하면 공급을 중단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쿼바디스」와 「고인돌」의 개발을 완료한 퓨처엔터테인먼트(FEW)는 이들 제품을 서점을 통해 직접 유통시키기로 하고 소비자가격을 각각 2만7천5백원과 2만4천2백원 등 2만원대로 책정했다.
또 팬시유통망과 서점유통망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천여 소매점을 게임판로로 활용하고 있는 뉴톤미디어는 라이선싱 전문업체들로부터 판권을 넘겨받은 외산 신작게임 4종의 가격을 4천∼8천원대로 결정했다. 특히 1탄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일본 메사이어사의 「랑그랏사 2」의 가격을 8천9백원으로 책정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펴고 있다.
EA코리아 역시 로열티 및 총판을 거치지 않고 직판유통을 하는데 따라 과거 동서게임채널이 공급했을 때보다 신작을 20%가량 싸게 공급할 방침으로 알려져 국내 외산게임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는 자극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게임업체들의 박리다매 전략에 대해 기존업체들은 『게임 가격을 낮추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지나친 가격파괴는 업체간 과당경쟁을 유발, 결과적으로 제살깎기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