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지식기반사회 건설 과제

 「지식기반사회」라는 용어가 최근 주요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기반사회에 대해 미래학자들은 농경사회·산업사회·글로벌산업사회·정보사회에 이어 인류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을 「제5의 물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식기반사회·지식기반경제·지식기반산업이라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는 「지식」이란 개념은 무엇인가.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개선·개발·혁신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의 핵심은 과학기술이라는 데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맞이하게 된 주요 요인의 하나가 과학기술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평가한 국가과학기술력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의 과학기술력은 세계 46개국 중 28위로 평가되고 있고, 경제성장에 대한 기술기여도 역시 미국·일본의 2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범국민적 과학기술력 제고운동」을 펼쳐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민간부문의 연구개발 투자의욕을 고취해 이를 활성화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

 그동안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인시책과 민간기업의 기술혁신 노력에 힘입어 80년대 이후 연구개발 투자는 연평균 25.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난에 따른 투자의욕 저하로 올해 연구개발 투자는 전년대비 11.4%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연구개발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부문의 연구개발 공동화는 결국 연구개발 붕괴를 초래해 경제난 극복과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없으므로 연구개발 투자의욕 고취에 정책의 우선을 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가 주관하는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경제난 극복에 기여하는 기술개발과제를 적극 발굴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자금 지원규모를 확대하며, 민간기업의 기술개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연구개발 지원 및 관리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해 연구개발 투자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까지 개별 수요 부처별로 정부 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해온 결과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체계가 부처별로 분산되고 부처간 종합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개발대상이 중복되는 등 비효율성도 내포하고 있었다. 실제 올해의 경우 16개 부처에서 2조7천3백43억원의 연구비를 각각 투입하고 있으나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해 지원성과에 대한 평가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운영해 부처별 과학기술정책 및 사업에 대한 조정을 하고,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조사·분석 및 평가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책이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심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출연연구기관은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급변하는 기술혁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학기술정책은 모든 기술혁신 주체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고 산·학·연간 긴밀한 연계체계를 구축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강력한 경영혁신 추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출연연구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사업을 엄정하게 평가하고 출연연구기관 기관장 공모제를 도입하며 기관의 인력관리 효율화와 인건비 규모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기관경영 효율화를 위한 제반 조치들도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가고 있다.

 셋째, 과학기술 저변확대와 과학적 사고함양을 위해 과학기술자에 대한 우대강화와 과학대중화운동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과학기술력 제고에 필요하다.

 과학기술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과학기술자들의 자부심과 명예심을 고취하는 등 과학기술자에 대한 우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자상, 한국 과학상·공학상, 이달의 과학자상 외에도 「과학기술 훈·포장제도」의 신설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빌 게이츠·손정의와 같은 창의적인 혁신능력을 지닌 인력과 노벨상에 도전할 수 있는 우수 과학기술인력이 집중 육성돼 지식기반사회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정부는 대한민국 과학축전, 과학자 모교방문 강연회 등 청소년과 일반대중을 위한 과학문화행사를 적극 추진하고, 과학과 문화·예술의 접목을 통한 과학대중화운동과 TV·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한 과학대중화운동을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일반국민(청소년)과 언론매체 및 정부가 삼위일체가 돼 과학기술문화 확산체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