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유닉스서버 매출 37% 감소

 올 상반기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은 규모가 대폭 축소된 반면 메인프레임급 성능에 버금가는 고성능 제품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진출한 주요 외국계 유닉스서버 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은 약 1천8백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천9백60억원에 비해 37%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감소세는 올들어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크게 상승한데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수요기관들이 전산투자를 크게 축소함으로써 유닉스서버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 보면 한국HP가 올 상반기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약 5백40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유닉스서버 업체 가운데 수위를 지켰다. 이 회사는 올들어 증권사와 통신업체를 겨냥해 자사의 고성능 유닉스서버인 「V2250」 등 「HP9000 시리즈」에 대한 공급확대에 적극 나서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해에도 전체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3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1위를 유지했다.

 한국HP에 이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2위를 기록했으며 한국IBM과 한국컴팩컴퓨터 등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경우 올들어 판매난을 겪으면서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다소 떨어졌으며, 한국IBM은 자사의 유닉스서버인 「RS/6000」 판매확대에 주력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다. 한국컴팩컴퓨터는 최근 인수한 한국디지탈이 한국통신의 고객정보시스템(CIS) 주전산기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에 힘입어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유닉스서버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 사태 이후 전산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올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 가운데 하나가 됐다』며 『그러나 일부 금융권을 중심으로 메인프레임을 대체, 기간업무에 적합한 고성능 유닉스서버가 필요한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유닉스서버 공급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세계 유닉스서버 시장은 이같은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 2·4분기 세계 유닉스서버 시장은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27%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는 이 회사의 저가형 서버기종인 「5S」와 「10S」의 공급확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 이어 HP가 22%로 2위를 유지했으며, IBM은 이보다 다소 큰 폭의 차이가 나는 16%의 시장점유율에 그쳐 3위에 랭크됐다. IDC는 IBM의 경우 지난해 4·4분기에 시장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한 이래 올 1·4분기와 2·4분기에서 각각 17%와 16%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