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자산업은 예전의 TV나 VCR와 같은 아날로그 제품 시대에서 DVD나 디지털TV 등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디지털신호처리칩(DSP)은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가는 핵심 반도체로 TI는 한국의 고객이 디지털 시대에 앞서갈 수 있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TI코리아(대표 손영석)가 연례적으로 개최해온 「DSP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J 헤임스 TI DSP사업부문 부사장은 『DSP칩 시장은 현재 40억달러 수준에서 오는 2007년에는 5백억달러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한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TI는 지속적으로 DSP분야에서 1위를 고수하겠다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러한 근거로 TI의 최고 제품인 C6000시리즈가 타 업체의 최신 DSP 제품과 비교해 무려 8배 이상 뛰어난 데이터 처리속도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교 지원 프로그램의 활성화,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및 개발툴 협력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TI의 국내 투자에 대해 『향후 2년 동안의 투자계획이 이미 확정돼 당분간은 직접적인 한국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아남과의 웨이퍼 파운드리 제휴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DSP 응용기술은 80년대만 해도 불모지와 다름 없었으나 90년대 들어 급속하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특히 통신산업의 발전과 함께 이들 분야의 DSP 응용기술은 세계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헤임스 부사장은 『특히 한국의 통신분야 DSP 응용기술 발전속도는 눈이 부실 정도』라면서도 『그러나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모터제어 등과 같은 분야에서는 현재도 하드웨어 방식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DSP기술이 전 산업분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TI는 올해 메모리사업을 마이크론사에 매각했다.
특히 향후 D램시장에 대한 불투명한 시장전망과, TI의 메모리 제조공정과 마이크론의 제조공정이 크게 달라 합병효과가 의문시 된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매각이 성사된 것은 TI의 자금동원능력이 바탕이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론은 TI의 D램사업을 매입하면서 TI로부터 향후 10년간 D램기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 7억5천만달러의 자금지원을 받아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TI도 매각대금을 현금으로 받는 대신 주식과 전환사채 등 향후 현금화할 수 있는 유가증권을 받기로 하는 등 최대한의 자금지원을 통해 D램사업을 성공적으로 매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TI는 DSP사업 다음으로 큰 덩치를 유지했던 메모리사업을 매각함으로써 DSP사업에 전체 사운을 걸게 됐다.
헤임스 부사장은 『DSP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업체들의 시장탈환 노력도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집중화와 전문화를 통해 지속적인 시장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TI의 미래를 설명했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