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87);바이오스페이스

 『체성분분석기에서만큼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될 것입니다.』

 최근 들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명절날 전자혈압계나 혈당측정기·체지방분석기 등을 효도선물로 주고 받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성인병이자 사망원인인 고혈압과 당뇨병 등을 사전에 체크하기 위한 이같은 의료기기가 몇 년 후면 체성분분석기 하나로 통합될 전망이다.

 특히 체성분분석기는 특별한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의료기기가 아니라 누구나 검사를 받아 식습관·운동습관을 점검하고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기로 체육시설이나 대중목욕탕에서 차세대 체중계로도 활용이 가능해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는 바이오스페이스(대표 차기철)라는 의료 벤처기업이 짧은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간단한 측정으로 모든 성인병의 원인인 비만도는 물론 영양상태·신체 발육 정도·체지방률·세포량·체수분 분포·부위별 부종 등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의료기기를 독자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94년부터 2년간 4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생산기술연구원 은탁 박사팀과 공동 개발한 정밀 체성분분석기(모델명 InBody 2.0)는 기존 제품보다 정밀도 및 재현성이 뛰어남은 물론 임상처방·운동처방·다이어트 처방 후 체성분의 미세 변화량까지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체성분 분석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제품은 전기적 임피던스 분석의 최신 기술인 인체에 해가 없는 미세한 교류 전류를 다양한 주파수로 변환시켜 측정하는 다주파수 측정법, 양손과 발의 전극을 이용해 부위별 체성분까지 알 수 있는 인체부위별 측정법, 체지방의 미세 변화량까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는 8점 터치식 전극법 등을 세계 최초로 채택, 진단의 정밀도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미국의 RJL사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다니다사와 가정용 면도기로 유명한 미국의 다국적 기업 질레트사 등이 기술제휴는 물론 특허 사용료에 관한 협상을 제의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마케팅 조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난해 8억3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도 매출 16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차 사장은 95년 바이오스페이스사를 설립, 대학을 갓 졸업한 직원들과 밤을 새워가며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체성분 분석이라는 개념이 생소해 1년간은 이를 인식시키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된 제품의 우수성과 함께 의사·한의사들의 관심 증대로 판매를 개시한 지 1년이 지나면서부터 병원의 각 관련과(내과·외과·비만클리닉·내분비학과·건강검진센터 등), 한의원, 스포츠센터, 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창업 당시 1억원이던 자본금이 10억원으로, 7명이던 직원이 22명으로 늘어나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4월 일본·대만·싱가포르 수출을 시작으로 수출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차 사장은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로 기술우위를 확보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인재 발굴과 자질 향상』이라면서 『체성분분석기 한 가지에만 전력 투구, 세계 제일의 전문업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