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년 설립돼 올해로 12년째를 맞고 있는 대호반도체(대표 민병진)가 최근 D램 가격 하락과 국내 경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내수에서 수출로 영업구조를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LG반도체 대리점 가운데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호반도체는 메모리 위주의 영업에 주력해 지난 95년에 이미 매출 1백억원을 돌파했으며 현재는 수출 1천2백만달러를 포함해 연매출이 3백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이 회사가 IMF체제 이후 부품유통업계의 잇따른 부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실하게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96년부터 추진해 온 직거래와 수출확대 전략에 따른 것이다.
대호반도체는 지난 95년까지만 해도 매장판매 위주의 영업을 해왔으나 96년부터 반도체 수요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영업활동을 벌이는 직거래 체제로 전환하고 산업·민수·통신 3개 분야를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대호는 이같은 전략에 따라 용산전자랜드 광장층에 있던 매장을 지난 96년 3월경 철수하고 부품영업 경험이 있는 경력사원을 대폭 충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오퍼를 통한 간접 수출도 일부 있었지만 수출선이 만만치 않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 회사 민병진 사장은 지난해 4·4분기 들어 국내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내수위주의 영업을 과감히 수출위주로 돌렸다.
민 사장은 『올해초 컴퓨터와 산업용 반도체 부문에서 수억원대의 부도를 맞는 등 어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밝히고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전략도 국제적인 D램 가격 하락세와 맞물리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민 사장은 올해초부터는 월평균 1회 이상 직접 해외출장을 다닌다. 직접 발로 뛴다는 것이 그의 경영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민 사장은 간접수출을 최대한 지양하고 현지 제조업체, 딜러와 박리다매 전략으로 직수출을 추진했다. 대부분의 국가에 이미 LG반도체 본사에서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 등의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했다. 이처럼 맨발로 뛴 덕에 대호는 올해 1천2백만달러의 수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연말께 가서는 내수대 수출비율이 4 대 6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메모리 분야가 매출 가운데 80%를 차지할 정도로 이 분야에 치중하고 있으나 앞으로 ASIC·마이컴 등 비메모리 분야를 강화해 이 부문의 매출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공채를 통해 영업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