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자동화기술연구소(Automation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 소장 우광방 전기공학과 교수)는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생산자동화기술의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지난 92년에 설립됐다.
기술의 지능화가 진척되면서 생산자동화기술은 응용범위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특히 생산현장에서의 자동화는 인력 및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산업재해 방지 등의 기본이 되고 있어 자동화기술의 연구·개발 및 보편화는 매우 시급한 형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국제경쟁력 약화와 선진국들의 기술이전 기피, 시장개방 압력 등으로 자체 기술개발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연세대 자동화기술연구소의 존재는 한층 더 돋보인다.
자동화기술 분야는 관련 학문간의 공동 연구가 필수적인 만큼 연구소에는 전기공학과·전자공학과·컴퓨터과학과·기계설계학과·화학공학과·수학과·세라믹공학과·물리학과·산업시스템과 등에서 교수를 비롯한 연구원 1백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분야도 수(水)처리, 로봇, 엘리베이터, 소각로, 반도체 등으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 지난 수년간 연구소가 가장 큰 힘을 쏟아온 분야는 반도체 분야.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에서부터 플라즈마 에칭공정 모델링 등 기반기술을 축적하는 한편, 이들 기술의 전문화·실용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자동화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엔드포인트디텍션(End Point Detection) 장비가 대기업에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들어 연구소는 DNA컴퓨팅을 기초로 한 이른바 「차세대 생산자동화기술(Next Generation Manufacturing System)」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기술은 유연성이라는 생물체의 특징을 자동화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신경망, 퍼지 등으로 발전한 지능형 제어기술은 바야흐로 유전학분야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DNA컴퓨팅은 단순제어로는 통제가 어려운 반도체 분야에 DNA의 복제·복사 기능을 활용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한다.
DNA가 가진 특징, 즉 정보의 다양성과 체계성, 규모의 방대성을 반도체 생산자동화에 이용하자는 것이다.
향후 DNA컴퓨팅은 반도체 생산장비 및 기기의 모델링과 제어, 공정제어 및 스케줄링 연구, 반도체 테스팅 자동화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소는 산·학·연 협동연구 체제를 통해 반도체 생산자동화, 산업전자기기, 공정제어기 등 분야에서 기반기술을 도출해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구분야별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이와 관련, 우 소장은 연구소가 앞으로 반도체 생산장비는 물론 시스템 아키텍처와 운용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IMF체제라는 눈앞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술만이 국가의 미래를 보장하는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