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들은 높은 기술력과 차별화된 제품을 바탕으로 매출이 갈수록 늘고 있으나 매출액 신장률 측면에서는 미국 벤처기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종업원당 연구개발비 투자규모는 5천달러로 미국 1만6천달러의 30%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한상의가 내놓은 「우리나라와 미국 벤처기업의 주요 경영특성 비교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벤처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96년 25.9%, 97년 19.6%로 2년 동안 연평균 20%의 신장세를 기록해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일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96년 12.5%, 97년 8.1%)보다 월등히 앞서지만 미국 벤처기업들의 92∼96년 중 평균 매출 증가율 66.5%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같은 성장률 차이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은 수입대체 및 좁은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미국 벤처기업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제위기 및 IMF사태로 인한 벤처기업의 연구개발비 지출 감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벤처기업 연구개발비는 97년 업체당 평균 10억9천만원(매출액 대비 2.6%)으로 2억9천만원인 일반기업(0.6%)보다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는 업체당 평균 15억5천만원을 지출했던 96년에 비해 29.2%나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의 1인당 연구개발비(96∼97년 연평균)는 4천9백33달러로 미국 벤처기업의 89∼93년 연평균치인 1만6천달러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대주주 지분율은 97년말 현재 업체당 평균 53.2%로 일반기업의 61.6%보다 낮지만 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돼 있는 벤처기업의 대주주 지분율인 평균 5∼6%에 비해 10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유집중은 벤처기업을 둘러싼 구성원간 이익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아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저해, 앞으로 벤처기업 대주주들은 주식분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스톡옵션제(주식매입선택권)를 도입한 벤처기업이 8월 현재 코스닥등록 벤처기업의 22.8%인 26개사에 달해 이 제도를 도입한 상장회사(12개사)보다 많았으며 아웃소싱(외주가공)비율도 97년 8.6%를 기록, 일반기업의 4.1%를 앞서는 등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