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한림원탁토론회가 과학기술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계 원로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 토론회는 그동안에도 여러 가지 좋은 정책대안을 제시, 정책당국자는 물론 학계·연구계·산업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얼마 전 「과학기술정책과 평가제도의 문제」란 주제로 열린 원탁토론회에서는 최근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위상과 역할정립 문제와 관련, 여러 가지 제안들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우선 국가과학정책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예산편성지침도 중요하지만 연구기관들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한 반론도 있었다.
하지만 현행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과학기술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흔들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나 과학기술부의 정책이 「연구소 관리정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라는 지적, 또 과기부가 출연연에 대해 공신력 있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과기부가 아닌 독립성이 보장된 제3자가 해야 하고 또 그 기준도 대학이나 산업계와는 다른 평가기준을 설정해야 하며 기관별로도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 등은 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기업의 경쟁력 상실에 대해 모든 책임을 출연연에 뒤집어 씌우는 상황이라며 연구개발정책의 문제점을 출연연에 집중시키는 것이나 출연연의 방만한 연구관리를 문제점으로 제기하는 것은 객관적이지 못하므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경제난 극복이라는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한시적으로 산업계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어야 하고 그 다음에 기초과학에 대한 예산을 확대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과 이에 대해 어려울 때일수록 장래를 위한 기초과학 투자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는 이의도 만만치 않았는데 IMF시대에 국가경제난 극복이 최대 급선무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기부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고 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