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추진중인 외환전산망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4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외환전산망 구축 프로젝트는 규모가 총 1백억원에 이르는데다 이같은 사업이 앞으로 전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유닉스서버 업체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이처럼 한국은행 외환전산망 사업의 중요성으로 인해 이 프로젝트 수주전에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으나 최근 일부 참여업체를 중심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외환거래 자유화에 따른 외환통계와 작성업무에 대한 사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삼성SDS를 비롯, LG EDS·현대정보기술·쌍용정보통신·KCC정보통신 등 중대형컴퓨터를 공급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를 대상으로 유닉스서버와 중계기 시스템 도입 제안서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외환전산망 입찰과 관련, 일부 참여업체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자체적으로 제시한 하드웨어 사양에 제대로 맞지 않는 유닉스서버 제품을 도입하려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부 업체는 한국은행의 외환전산망 시스템 구축 입찰이 불공정하게 이루어지면 국무총리실과 감사원 등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할 태세다.
C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서 한국은행이 데이터웨어하우스(DW)를 평가하는 성능치인 2500 TPC-D를 충족시키는 하드웨어 사양에 맞지 않는 유닉스서버를 제안한 S사를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선정했다』며 『이는 공정성을 우선시해야 할 국가 프로젝트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S사와 동일한 기종에다 오히려 S사보다 가격을 더 낮게 제안한 H사의 경우 하드웨어 사양미달로 우선협상업체에서 제외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측은 『아직 공급업체를 최종 선정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들 업체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외환전산망 시스템 구축에는 DW업무가 중요시돼 이의 처리를 신속히 할 수 있는 TPC-D 성능치를 우선적으로 요구했다』며 『그러나 TPC-D 성능치를 시스템에 적용한 사례가 적어 분당 처리건수를 나타내는 성능치인 tpm-c도 하드웨어 사양기준에 포함시켜 2500 TPC-D나 25000 tpm-c 가운데 한가지 조건만 만족하면 하드웨어 규격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간주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선협상 대상업체의 경우 기술력과 시스템 성능에 35%, 개발능력 45%, 가격 25% 등의 비중을 두어 참여업체들을 대상으로 점수를 매겨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필요하면 공급업체 선정 후에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형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은행의 외환전산망 프로젝트의 결정여부에 따라 앞으로 은행·종금사·상호신용금고 등 전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국가 프로젝트답게 공정성과 형평성에 잡음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