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음악의 쓰임새는 포괄적이고 복잡하며 다양하다. 그 쓰임새 만큼이나 종류와 목록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따라서 어떤 음악저작물(곡)이 존재하고, 저작권자는 누구며, 권리가 양도되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고 음악저작물의 활발한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대안이 「집중관리제」다. 음악저작물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놓는 동시에 권리신탁을 통한 일괄관리를 통해 저작자와 이용자 모두의 편리를 도모하는 제도인 것이다.
국내에는 현행 저작권법 제78조 「저작권위탁관리업의 허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음악저작물 신탁권관리업을 영위하는 집중관리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와 한국영상음반협회도 저작권법 제65조와 제68조 「방송사용자의 실연자·음반제작자에 대한 보상」 규정에 따라 판매용 음반의 방송사용에 대한 보상청구 업무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음악저작물의 활용범위가 넓고 다양해지면서 집중관리제도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으나, 제도는 컴퓨터통신의 발달, 음악의 쓰임새 분할, 권리관계의 복잡화 등 환경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집중관리단체의 관리능력 또한 같은 속도로 낙후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집중관리제의 문제점들에 대한 수정·보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나 이를 해결할 여력이 갖춰지기도 전에 저작권 제반환경은 또다른 각도에서 집중관리제를 위협하고 있다. △집중관리단체의 대표성문제 △집중관리단체의 독점문제 △「신탁관리」와 「대리중개」간 활동영역의 혼선 등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집중관리제를 포기하고 민간을 통한 자율경쟁체제를 마련하자』는 목소리로 볼 수 있다. 집중관리단체가 모든 음악저작물을 관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독점적인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집중관리단체의 저작물 관리능력에 대한 불신 이외에도 신고사항인 민간 대리중개업이 실질적인 권리양도 계약에 기초한 것이어서 허가사항인 신탁관리와의 경계가 모호해 실질적인 집중관리가 불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이 같은 변화는 일본에서도 일어나 최근 『집중관리제의 저작물관리업 독점을 배제하고 민간의 활발한 자율경쟁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집중관리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도 유효한 편이다. 집중관리제도가 제 기능을 다한다면, 사용자는 저작권침해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덜어냄과 동시에 음악저작물을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권리자 또한 자신의 권리보호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저작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유익한 제도인 것이다.
다만 저작물 및 저작자 정보의 수집과 공개, 저작물 사용량 측정의 과학화,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배 등이 집중관리제 존속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