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새앨범 "까로 미오 벤"

 10월, 가을이 깊어가면서 조수미의 이탈리안 송 앨범 「까로 미오 벤」(워너뮤직)이 클래식음악 팬들의 가슴을 파고 들고 있다.

 조르다니의 표제곡 「까로 미오 벤」을 비롯, 도다우디의 「오 그리운 내사랑」, 그리고 「고요함은 미소짓고」(모차르트), 「이제는 더이상 사랑하지 않으리」(토스티), 「나의 우상이여」(벨리니), 「약속」(로시니), 「오 나의 달콤한 연인이여」(글룩) 등 간결한 소품 20곡을 모은 이 앨범은 지난 9월 전세계 동시발매 이후 영국에서 「금주의 앨범」으로 뽑히는 등 국내외적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4월 베를린 녹음 당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이 음반의 특징은 가볍고도 우아하며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곡들을 모아놓았다는 것. 특히 널리 알려진 레퍼토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선곡한 그녀의 새로운 곡에 대한 발굴 노력은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적지 않은 찬사를 받고 있다. 그녀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색조」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진가를 한껏 보여주는 곡은 11번 트랙에 수록된 토스티의 「이제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리」. 정리되지 않은 실연의 마음을 흔들리지 않는 고음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파이지 엘로의 「무심한 마음」은 자유로운 변주곡으로 처리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곡 해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녀가 카네기홀에서도 레퍼토리로 선정할 만큼 아끼는 「달콤한 사월이 오면」과 「아름다운 얼굴」은 그녀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아리아 「울게 하소서」와 「오 눈이여 나 그를 찬미하리」는 헨델의 대표적인 아리아곡. 오페라 「리날도」에 나오는 「울게 하소서」는 당시 「카스트라토」가 불러 유명해진 곡이다. 또 「오 눈이여…」는 오페라 「줄리어스 시저」의 대표곡이다. 그녀는 이 곡들을 차분하게 소화해 냄으로써 성공적인 해석이란 평을 받기도 했다.

 조수미는 이들 소품에 대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와 처음 부르기 시작한 곡들이었으며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면 이들 곡 중심으로 음반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듣는 이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곡보다는 쉽고도 아늑한 곡들을 모아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이번 가곡의 반주를 본인이 직접하는 애착을 보였으며 12월 3일로 예정된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의 첫 리사이틀에서도 이들 곡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비르투오조 아리아」 「디어 아마데우스」 「벨칸토 아리아」 등 에라토에서 선보인 3장의 앨범에 이어 네번째로 선보이는 「까로 미오 벤」이 연말을 앞둔 클래식시장을 서서히 달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워너뮤직 발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