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MF시대 이사람을 주목하라 (30)

씨앤씨 최상상 사장

 데이터 복구 서비스업체인 씨앤씨(대표 최상상)에는 없는 것이 세 가지다.

 올해로 창업 7년째를 맞고 있지만 한번도 남의 돈을 끌어다 쓰지 않았다. 다른 업체에 지불할 돈을 미룬 적도 없다. 또 결제할 때는 언제나 현금을 사용한다.

 무부채·무미지급·무어음 등 이른바 3무 경영체제다.

 최상상 씨앤씨 사장은 『90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규모는 적더라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꾸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무리 힘들더라도 장기적으로 회사 경영에 부담을 주는 대출이나 어음거래, 외상에는 의지하지 않았다』고 밝힌다.

 씨앤씨는 고장난 하드디스크를 수리하고 재생산해서 판매하는 데이터 복구 서비스 전문업체다. 90년 회사 설립 당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데이터 복구 서비스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다른 데 한눈을 팔지 않고 오로지 한길만을 걸어왔다. 따라서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HDD라면 못고치는 제품이 없다.

 현재 씨앤씨에서 내세우는 데이터 복구율은 98% 수준이다.  『데이터 복구 분야에서 만큼은 국내의 다른 어떤 업체보다도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했다고 자신한다. 기술력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최 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씨앤씨의 주요 거래처는 삼성전자·서비스뱅크 등 대기업과 정부투자기관·관공서·외국 PC업체 등 법인 고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씨앤씨는 지난해 이들 주요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에서 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70억원 매출을 목표했지만 최근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 매출 목표를 다시 지난해 수준으로 수정했다. 시장경기가 예상보다 더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상상 사장은 이와 관련, 『물론 무리한다면 당초 목표치를 채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안정기반 위에서 사업을 지속한다는 회사 설립 당시의 각오가 있어 무리없는 수준에서 목표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씨앤씨는 사업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대신에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수리분야에 새롭게 진출했다. 앞으로 노트북PC 보급이 늘어나면서 LCD 수리 분야가 유망사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고가의 LCD 수리장비를 들여오고 기술자를 외국에 파견해 새로운 기술 확보에 나섰다. 앞으로 다가올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포석이다.

 씨앤씨는 이와 함께 서울과 부산 등 지역에 지사를 설립해 PC조립업체와 대리점,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영업도 강화했다. 영업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