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정보통신기기의 경박단소화가 급진전되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인쇄회로기판(PCB) 또한 갈수록 경박단소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보통신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전파대역이 과거 ㎒에서 최근들어 ㎓대로 높아지면서 기존 정보통신기기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던 임피던스 문제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테마로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종 전자부품의 경박단소화 및 디지털화가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정보통신기기가 작고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 부품을 담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주는 PCB가 이들 부품과 호환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보통신기기의 경박단소화에 최대 걸림돌은 PCB라 할 수 있다.
최근들어 국내 PCB업체들도 이같은 기술흐름을 반영해 신기술·신공법·신소재를 바탕으로 한 기판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우선 PCB업계가 경박단소화에 발맞추어 개발, 생산하거나 생산을 추진중인 신공법은 빌드업(Build up), BGA(Ball Grid Array) 등을 들 수 있다.
빌드업 공법은 기존 다층인쇄회로기판(MLB) 제조공법으로는 설계가 곤란하고 콤팩트화가 어려웠던 점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계 PCB업체들이 최근들어 적용하고 있는 차세대 제조기술로 국내에서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LG전자·대덕전자·이수전자·대방·기주산업이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다.
BGA는 반도체 패키지용으로 개발됐으나 최근들어 각종 정보통신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 비중이 높아지면서 통신기기용 PCB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이 분야에는 삼성전기·LG전자·대덕전자·이수전자·심텍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코리아써키트 등 선두 PCB업체를 중심으로 참여업체가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소니가 최근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UFPL(Ultra Fine Pitch Leadframe)기법은 반도체에 버금가는 초미세회로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로 핀간 8개 라인의 회로를 그릴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통 핀간 3∼5개 라인의 회로를 설계할 수 있다.
특히 고주파 대역을 사용함에 따라 임피던스 문제가 정보통신기기에서 핫이슈로 등장하자 기존 에폭시 계열의 절연재 대신 테플론이라는 신소재를 이용한 PCB도 등장했다.
그러나 테플론PCB는 임피던스에 강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반면 제조공정이 까다로워 국내 선두업체를 중심으로 연구실 단계에서 생산하고 있는 정도다. 하여튼 이들 신소재·신공법을 활용한 첨단 정보통신기기용 PCB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오는 2000년에는 주력 PCB품목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