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초저가 PC사업 성공할까

 「삼보컴퓨터가 세계 초저가PC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6백달러 이하의 PC는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삼보컴퓨터는 최근 모니터전문업체인 코리아데이타시스템즈(KDS)와 공동으로 미국에 「e머신즈」라는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5백99달러와 4백99달러의 초저가PC를 출시하는 등 세계 저가PC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 PC업계로부터 그 성공여부에 촉각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계 유력 PC제조업체들은 올해초 미국 컴팩컴퓨터가 1천달러 이하(9백99달러)의 PC를 출시하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저가PC시장이 급부상함에 따라 이 시장에 참여하거나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보컴퓨터의 저가PC사업은 출발부터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키는 등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세계 PC업체들의 관심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비평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미국 언론과 증권가에서도 삼보컴퓨터의 제품이 품질 및 가격경쟁력의 우수성을 내세워 기존 저가PC시장을 완전 재편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삼보컴퓨터는 제품발표 이후 세계 각국 주요 PC유통업체로부터 쇄도하는 제품주문을 받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이달 들어 미국에서만 베스트바이·오피스데포 등 6개 대형 컴퓨터유통업체와 18만대의 제품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의 소텍·티존 등 전국규모의 대리점을 갖춘 유통업체들과도 3만대의 제품공급 계약체결을 완료했다. 아울러 유럽지역과 동남아지역에서도 20건 이상의 제품구매 상담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이처럼 사업초기부터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제품성능대비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보컴퓨터가 이번에 출시한 저가PC(모델명 e타워)는 올해초 미국컴팩컴퓨터가 출시한 9백99달러 제품과 성능이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절반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초저가PC(모델명 파워스펙1810)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제품사양이 월등하다.

 삼보컴퓨터도 이 같은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말까지 국내 PC 생산시설 가동률을 2백%로 높이기로 했으며 내년 상반기에 초저가 노트북PC와 애플컴퓨터의 「i맥」과 같은 모니터 일체형 PC를 출시한다는 방침 아래 제품개발에 착수하는 등 초저가PC시장 공략을 강화키로 했다.

 이 회사는 또 미국에 이어 일본 저가PC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일본 소텍사와 합작으로 요코하마에 1억∼3억엔 정도의 자본금을 투자해 소텍컴퓨터(가칭) 판매법인을 설립키로 했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시장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국내 관련업계도 삼보컴퓨터 초저가PC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현지언론과 증권가의 호평, 세계 주요 유통업체로부터의 제품주문 쇄도, 세계 PC업계의 초긴장과 대응전략 마련 착수, 삼보컴퓨터의 영업전략 강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성공가능성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보컴퓨터의 행보에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삼보컴퓨터가 사업초기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으나 삼보컴퓨터의 성공가능성 여부보다는 삼보컴퓨터가 출시한 제품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해 「기존 저가 PC시장이 어떤 형태로든 재편될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업계 한 관계자는 『삼보컴퓨터가 내세운 PC가격이 당장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대량판매와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생산이 이루어질 경우에 가능할 것』 이라며 『신규 참여업체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거나 세계 저가PC시장의 기반이 당초 예상과 달리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경우 삼보컴퓨터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계 저가PC시장이 올하반기부터 본격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보컴퓨터의 성공여부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