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현재 추진중인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PP)분야 변경작업을 계기로 교육채널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기존의 교육채널 가운데 마이TV와 다솜방송이 다른 분야로 장르 변경을 신청한 데 이어, 재능스스로방송은 물론 방송대학채널(OUN)·대교방송 등 유사 교육채널 역시 변신노력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중·고등학생 등을 주요 시청자층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해온 마이TV·다솜방송·재능스스로방송 등 3개 교육채널 가운데 마이TV와 다솜방송이 공급분야를 변경할 경우 교육채널 중 유일하게 재능스스로방송만이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능스스로방송도 이번에 프로그램 변경 신청을 하면서 교육분야 외에 건강·의료분야를 추가로 방송하겠다고 신청했지만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올초 두산그룹에서 학습전문지 업체인 재능교육으로 대주주가 변경된 재능스스로방송은 교육채널의 대대적인 구조변혁을 앞두고 교육채널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선 지난 9월 중순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성남시 분당에 신사옥을 마련, 방송국사를 이전한 것을 계기로 프로그램 제작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내용도 새롭게 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학습지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80만명에 달하는 학습지 회원을 케이블TV 가입자로 적극 유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채널로 자리잡겠다는 의욕에 가득 차있다.
이를 위해 IMF사태 이후 대부분의 케이블 PP들이 신규 제작을 거의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능스스로방송은 최근 「재능스스로 국어」를 비롯한 스스로 학습 프로그램 11종, 사고력 향상 프로그램 2종 및 교양 프로그램 「엄마가 들려주는 구연동화」 등을 새로 제작키로 한 데 이어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등 5종의 외국 프로그램을 수입, 방영하기로 했다.
SK그룹 계열의 마이TV는 문화부의 장르 변경허가가 나면 내년 상반기까지 교육 프로그램과 골프 프로그램을 혼합 편성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골프채널로 완전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 5대 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마련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솜방송 역시 내년 3월부터 건강·의료분야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원칙 아래 초기에는 25% 내에서 건강·의료분야를 편성하고 50%, 70% 수준까지 점차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기존의 학습 프로그램은 비디오 등 영상교재로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방송통신대학 채널(OUN)도 새로운 채널 이미지 구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신임 총장과 OUN 소장(법학과 곽노현 교수)의 부임을 계기로 사회교육 채널로의 변신을 적극 꾀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통신대학생을 주시청자층으로 끌어들이다 보니 시청자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고 보고 일반 시청자 유인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편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