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새한(대표 한형수)이 프로테이프 제작사로서의 위상을 서서히 굳혀가고 있다. 미디어 경쟁사인 SKC가 2선으로 물러난 틈을 타 대우·삼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어, 이같은 성장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내년 프로테이프 시장의 판도는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한이 올초 구조조정 이후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외인부대」라고 비아냥을 받던 영업조직이 놀라울 정도로 일사불란해지는 등 마케팅·영업조직이 한결 짜임새 있게 재편됐다는 것.
새한의 협력회사인 CIC의 한 관계자도 「일선 영업조직의 변화」를 우선적인 변화로 꼽는다. 수동적이던 영업사원의 판매자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약 7만개 판매에 머문 것으로 알려진 「자칼」의 경우 실판매량이 무려 8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전의 주먹구구식으로 해오던 마케팅회의도 달라졌다. 정례적으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각종 정보교환과 광고·프로모션 논의는 물론 판매 목표량을 둘러싸고 설전도 벌어진다. 그러나 결정이 나면 신속한 현장진행이 이루어진다. 새한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의사결정에 최소 2∼3일이 소요됐으나 지금은 1시간 정도』라고 소개했다.
새한측은 이같은 변화에 힘입어 9월 말 현재 매출이 약 3백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1% 증가했다고 말한다. 비디오 메이저사인 CIC와 영성프로덕션 외 제일제당·현대방송 등 중견업체들의 가세가 한 요인이 되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새한이 구조조정을 통해 역량 극대화를 추진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제명 사업부장은 『구조조정을 사업축소로만 해석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몸집을 가볍게 해 빨리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한은 올 11월께 또 한차례의 구조조정을 통해 명실공히 프로테이프 제작사로서의 자리매김을 다짐하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