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디오직배사를 비롯한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의 비디오 수익금분배제(RSS) 확대 움직임에 대해 일선 비디오대여점들이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
다.말 그대로 시범사업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 제도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RSS사업 확대에 따른 업계의 파장을 재점검하는 등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브에나비스타가 작년 11월부터 제주지역에서 시범 운영해온 RSS는 비디오 대여시에 발생하는 수익금(대여료)을 대여점과 배급사가 일정 비율로 나누는 제도.
현재 이 시범사업에는 브에나비스타 외에도 이미 워너브러더스와 스타맥스가 참여했고 최근에는 컬럼비아트라이스타와 20세기폭스사도 참여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특히 RSS사업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해 온 일부 프로테이프제작사들도 이의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업검토에 들어감으로써 RSS사업이 직배사·대기업 중심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RSS는 비디오배급사가 프로테이프를 대량으로 무상 공급하기 때문에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전량을 반품할 수 있어 재고부담을 안을 필요도 없다.
대여점 입장에서 보면 구매비용에 대한 부담없이 다양한 작품을 갖출 수 있고 대여회전율이 높은 작품의 경우에는 대량으로 작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실제 제주지역에서 브에나비스타의 RSS를 받아들인 대여점들은 흥행대작에 대해 평소보다 1.5∼3배 가량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RSS 공급 작품 수를 늘려달라는 대여점들의 요구도 적지 않았다는 게 브에나비스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대여점들은 RSS가 본격화하면 △비디오 대여시장에서 배급사의 입김이 강해져 대여점의 자율적인 영업을 방해할 수 있고 △대여점의 수입이 떨어질 수 있으며 △대여료(가격) 혼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배급사와 대여점간 RSS 수익분배율이 7대 3, 또는 6대 4일 경우 신작프로에 대한 대여료가 최소 1천5백∼2천원은 돼야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최근의 대여료 수준을 보면 1천원에도 못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지역의 경우 5백원에 대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같은 조건이면 경쟁력 및 수익률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여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대여점들은 대여료 변화추이에 따라 RSS 수익분배율이 탄력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정되지 않을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은 RSS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과연 RSS가 전국 단위의 비디오 배급체계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예컨대 제주도와 같이 지역적으로 특수한 입지조건과 일정한 비디오 수요를 갖춘 곳에서는 RSS의 시행이 가능했을지 몰라도 시장의 환경변화를 예측키 어려운 전국 1만6천여 비디오대여점을 상대로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RSS를 본격 시행하게 되면 전국적으로 기존의 비디오 공급량보다 최소 2배 이상 많은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데 소비자 수요가 그만큼 동반 상승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면서 RSS 전국 확대시행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특히 『2배 이상 많아질 비디오 제작경비 및 반납된 비디오의 재고처분 비용 등에 대한 부담도 결코 가볍지 않으며 일선 대여점들의 RSS 수익상황 및 분배를 일괄적으로 관리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만만찮은 시간과 경비가 들어갈 것』이라며 RSS사업에 대한 비관론을 제기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