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 프로테이프 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었다. 8월에는 전월 대비 1%의 증가세를 보였고 9월에는 잇단 대작출시로 연말을 앞둔 프로테이프 시장에 활력이 돌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8월보다 2%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잇단 화제작들이 시장부양 역할보다는 중소작의 수요까지 잠식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4·4분기 대여판매 시장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3·4분기 업체별 동향을 보면 (주)새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새한은 올초 구조조정 이후 성장세를 거듭,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동기 대비 5백%가 넘는 우일영상의 실적은 작년 매출이 거의 미미한 데 따른 반사수치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일의 분위기가 상승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세음미디어와 CIC의 부진은 대작 위주의 시장추이와 작품난에 의한 결과로 풀이된다. 세음미디어는 「레드코너」 「섀도우 빌더」 「클리어타깃」 「토요일 오후 2시」 등 잇단 화제작을 선보였으나 5만개의 벽을 허물지 못했다. CIC는 「자칼」 외에는 별다른 작품을 선보이지 못하는 등 3·4분기 내내 작품난에 허덕였다. 4·4분기에도 뚜렷한 작품이 없어 극처방전을 내놓겠다고 밝히고는 있으나 브루스 윌리스의 「머큐리」 외에는 화제작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
비디오 메이저사 가운데 고전한 업체로는 CIC 외에 브에나비스타를 꼽을 수 있다. 출시작이 불과 9편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품당 판매량은 상위권을 유지, 올해의 강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와 20세기폭스사는 대작 위주의 판매정책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 감소에 그쳤으나 올해의 목표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4분기 출시작 장르를 보면 액션과 스릴러물·코미디가 주류를 이뤘으며 우리나라 영화비디오가 외화를 제치고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액션의 경우 작년 동기보다 8편이 많은 43편이 출시됐으나 코미디와 스릴러물은 각각 8편과 4편이 감소했으며 에로물은 불과 5편에 그쳐 퇴조 분위기가 뚜렷했다.
우리나라 영화비디오의 작품당 평균판매량이 처음으로 3만개에 진입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외화는 1만2천3백개로 작년에 비해 1천개가 줄어들었으나 우리 영화비디오는 3만3천여개로 작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디오 메이저사의 비중도 작년 36.71%에서 올해는 35.83%로 소폭 낮아졌다.
한편 3·4분기 최대판매작은 20세기폭스의 「타이타닉」으로 총 12만개가 판매됐고, 다음으로 「자칼」(CIC) 8만개, 「여고괴담」(스타맥스) 6만5천개, 「LA컨피덴셜」(스타맥스) 6만2천개, 「터뷸런스」(새한) 6만1천개 등의 순이었으며, 우리 영화비디오는 「여고괴담」, 「투캅스3」(세음) 6만2천개, 「조용한 가족」(스타맥스) 5만7천개, 「찜」(우일) 4만8천개, 「물위의 하룻밤」(영성) 3만1천개 등의 순이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