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저작권 관련단체들이 삼성전자가 개발한 음악파일 저작권 보호시스템인 「시큐맥스」를 채택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음악파일을 제공해온 PC통신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큐맥스는 사용자별로 음악파일을 암호화해 전송,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구매한 사용자만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이용자가 원하는 곡을 신청하면 신청한 회원의 회원번호(S-number), 구매한 곡의 ID, 그리고 콘텐츠 제공업체 ID를 시큐맥스 서버로 보내준다. 정보를 받으면 서버는 전달받은 정보를 보관하고 구매자에게 암호화한 키와 함께 해당 음악파일을 전송해준다. 암호화된 파일은 확장명이 「mp3」에서 「sm3」로 바뀌고 이용자는 시큐맥스 전용 프로그램인 「뮤직 드라이브」를 이용해야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한국음악출판사협회(KMPA)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KEPA)는 지난 12일 MP3파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표준시스템으로 삼성전자의 시큐맥스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이용자 확보를 위해 무료로 음악을 배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단체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음악의 경우 시큐맥스 서버를 경유하지 않고는 배포가 불가능하게 됐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날짜별로 곡명, 가수명, 판매 건수, 음반사별로 얼마나 판매됐는지 쉽게 알 수 있어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관계자들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지금까지는 몇몇 IP들이 히트음악을 디지털화해 음악파일을 판매해왔으나 앞으로는 음반업체가 직접 음악파일 IP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음악파일 이용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PC통신·데이콤 등 PC통신업체들은 시큐맥스의 성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데다 정보이용료 배분비율에 문제가 있어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나우콤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각 PC통신업체 호스트에 음악파일을 전송했다가 저장했으나 시큐맥스를 이용할 경우 인증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전송속도가 늦어지거나 파일크기가 커져 이용자의 불만을 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음악파일의 인증을 시큐맥스의 서버가 담당할 경우 시스템 다운, 트래픽 폭주 등에 따른 대책도 필요하다. 시큐맥스를 채택할 경우 이용자들이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윈앰프 등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보이용료 배분문제도 저작권단체와 PC통신업체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저작권단체는 PC통신업체와의 정보이용료 배분 비율에 대해 7대3 정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C통신업체들은 미수비용을 고려할 때 최소한 45%의 정보이용료는 보장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시큐맥스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저작권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음악파일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특정제품만의 이용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장윤옥 기자>